GM·도요타 후진할 때…테슬라 1분기 '나홀로 질주'

입력 2022-04-03 15:20   수정 2022-04-0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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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1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올 1분기에 인도한 차량 수가 1년 전보다 68%가량 늘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하이 공장 폐쇄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 판매량 31만 대 돌파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차량 31만48대를 인도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작년 1분기(18만4800대)에 비해 67.8% 증가했다. 월가 평균 전망치(31만7000대)를 소폭 밑돌았지만,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 대수다. 테슬라 인기 차종인 소형 세단 ‘모델3’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Y’가 전체 인도량의 95%인 29만5324대를 차지했다.


올 1분기 생산량은 30만54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69.4% 증가했다. 직전 분기(30만5840대)에 비해선 433대 감소했다. 1분기 생산량이 인도량보다 적은 이유는 공급망 차질과 공장 폐쇄 영향이라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테슬라는 완성차업계를 둘러싼 악재 속에도 나홀로 질주했다.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탓에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일 GM과 도요타는 미국 시장 판매량이 각각 20.0%, 14.7%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테슬라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공급난에 상대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는 기존 반도체를 사용할 수 없을 경우 대체품을 찾고 이에 맞게 소프트웨어를 수정했다”며 “소프트웨어를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다른 업체들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공급망 훼손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때문에 올 1분기는 유례 없이 힘든 시간이었다”며 “하지만 우리 팀의 뛰어난 성과로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부담
중국의 엄격한 방역 조치로 지난달 테슬라 상하이 공장은 수차례 문을 닫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테슬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의 대니얼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1분기 가격 인상에도 좋은 성과를 낸 점이 놀랍다”며 “공급망 문제를 감안하면 우려했던 것보다 나은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휘발유 가격이 치솟고 아직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전기차 판매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테슬라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 확대에 나선다. 테슬라의 첫 유럽 공장은 지난달 23일 베를린 외곽 지역에 문을 열었다. 이 공장은 모델Y를 중심으로 연간 50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오는 7일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새 조립공장의 준공식도 열린다. NYT는 “일부 애널리스트는 베를린 공장 가동 등의 영향으로 올해 테슬라 판매량이 200만 대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약 106만대를 판매했다.

테슬라 주가는 한 달 사이 30%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GM과 포드 주가가 각각 4.32%, 5.5% 빠진 것과 대비된다. 베를린 공장 가동과 테슬라의 주식 액면분할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니켈 등 원자재값 상승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테슬라가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지난 1년간 30% 올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산업 전반에 걸친 공급난과 기록적인 물가 상승이 테슬라의 성장 궤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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