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적격대출의 2분기 판매를 재개한 4일, 일반 주담대 상품 대비 최대 연 2%포인트 이상 저렴한 금리 경쟁력이 부각되며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적격대출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하려고 하는 무주택자 혹은 주택 처분을 앞둔 1주택자를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대출자는 10∼40년의 약정 기간 동안 매달 고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갚으면 된다. 적격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3.95% 수준이다. 반면 시중은행 고정형 주담대의 최고금리는 최근 연 6%를 넘어선 데 이어 조만간 연 7%대 돌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날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의 일선 영업점에는 적격대출 판매 첫날부터 대출 실수요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 은행 직원은 “지난주부터 적격대출 관련 문의 전화가 많았다”며 “이자 부담이 낮을뿐더러 소득 요건 제한도 없어 한도가 소진되기 전에 빨리 받으려는 소비자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적격대출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전체 한도(1000억원)의 30%를 소진한 우리은행은 이날 5%를 추가로 채웠다.
일각에선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만큼 적격대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 찾은 서울 도심의 한 은행 지점 대출상담 코너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한 은행 관계자는 “서울 주택은 시가 9억원 이하란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통 오피스 지역보단 주택밀집 지역 영업점에서 적격대출 관련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전국으로 따져볼 땐 부산과 대전, 광주, 천안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여전히 많다”고 했다.
현재 SC제일·기업·농협·수협·우리·하나·경남·광주·부산·제주은행, 삼성·교보·흥국생명 등 13곳의 금융회사가 적격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은행의 한도(2500억원)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은 이번에 300억원 한도의 적격대출 판매를 진행한다. 국민은행도 적격대출 판매 재개를 검토 중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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