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일본 암호화폐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의 지분 절반 이상을 사들여 경영권을 획득했다. 2017년 설립된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화폐 10여 개의 매매를 중계한다.
카카오는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 인수로 블록체인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두나무가 암호화폐거래소를 시작으로 NFT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처럼 이 일본 암호화폐거래소를 글로벌 블록체인·NFT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2018년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설립해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9년에는 암호화폐 겸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클레이튼을 내놨다. 이후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에만 집중했던 카카오는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를 추가로 설립하고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관련 사업을 모두 넘겼다. 대신 그라운드X는 NFT 거래소와 암호화폐 지갑 등 일반 이용자 대상의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도 블록체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자회사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보라를 다양한 게임에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별도의 NFT 거래소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블록체인 사업과 접점이 없었던 카카오픽코마가 암호화폐거래소를 인수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카카오 글로벌 사업의 핵심 자회사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과 사내의사를 사퇴한 뒤 자회사 중 유일하게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카오픽코마는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글로벌 웹툰 시장을 중심으로 관련 지식재산권(IP)의 영상산업으로 사세를 확장할 계획이다. 일본 상장도 앞두고 있다. 카카오픽코마가 암호화폐를 웹툰 서비스에 적용하고, 웹툰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 사용으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일명 ‘웹3(Web3)’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사업을 두고 네이버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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