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서 치고나간 노랑통닭…큐캐피탈 '통합의 기술' 통했다

입력 2022-04-04 17:19   수정 2022-04-05 00:50

“대한민국 국민 중에 치킨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개성 있는 맛을 내는 치킨이라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 관계자는 4일 노랑통닭을 운영하는 노랑푸드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큐캐피탈은 2019년 말 노랑푸드를 약 700억원에 사들였다. 큐캐피탈은 같은해 국내 또 다른 치킨 브랜드인 BBQ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가 지난해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했다. 당시 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한창인 시기에 식음료(F&B)업종에 거푸 투자하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큐캐피탈은 노랑통닭을 1년여 만에 전국구 브랜드로 키워냈다. 노랑통닭은 전국에 580여 개 매장을 보유해 교촌 BBQ BHC 등에 이은 국내 5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전국 단위 교육체계 구축
노랑통닭은 부산의 작은 매장으로 출발해 독특한 맛을 앞세워 수도권까지 진출한 회사다. 튀김 파우더에 커리맛을 입힌 대표 메뉴 프라이드가 인기를 끌었다. 주로 호프집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운영하면서 매출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성인 고객만 타깃으로 하는 점도 아쉬웠다. 큐캐피탈은 경영 시스템을 개선하고 판매 채널만 다각화해도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랑통닭은 기존에 수도권, 충청, 전라, 경북 등 전국 8개 지사로 운영되면서 지역별로 맛과 서비스가 약간씩 다르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큐캐피탈은 인수 과정에서 창업자 지분을 포함해 전국 지사별로 흩어져 있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100% 확보했다. 창업자가 체인점을 낼 때 가맹사업과 관련한 회계교육과 현장실습을 본사에서 제공하는 전국 단위의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면 소비자가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같은 효용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뤄진 프로세스였다”고 말했다.
신메뉴 개발, 배달 강화에 주력
연구개발(R&D)을 강화한 것도 성장을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치킨업체의 핵심 경쟁력은 치킨의 맛과 제품의 다양화라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유명 치킨업체 출신인 R&D센터장을 영입해 전담팀을 꾸리고 메뉴 개발에 힘썼다. 최근 치킨업체 트렌드는 간장, 고추 등 다양한 양념을 버무린 치킨인데 기존 인기 메뉴인 프라이드와 마늘치킨으로는 모든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엔 부족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렇게 수개월간의 개발 끝에 탄생한 메뉴가 간장 소스를 바탕으로 하는 ‘바삭 누룽지 치킨’, 매운 맛을 내는 ‘맵싸한 고추치킨’ 등이다. 지난달 30일에는 프라이드치킨에 치즈와 채소를 섞은 가루를 뿌린 ‘뿌리노랑’ 치킨을 신메뉴로 선보였다. 새로 출시된 메뉴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배달형 매장을 전국으로 늘린 것도 신의 한 수였다. 노랑통닭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주로 번화가에 있다 보니 아파트, 주택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큐캐피탈은 인수 후 오프라인보다는 주택가 중심으로 배달형 매장을 늘렸다. 배달형 매장은 창업 및 운영 비용이 적게 들어 창업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그 덕분에 2020년 불거진 코로나19 여파에도 오히려 회사 전체 매출이 15% 증가하는 효과를 누렸다. 노랑통닭의 매출은 큐캐피탈 인수 직후 738억원에서 지난해 83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85억원에서 10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1051억원에 영업이익 107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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