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업정보업체 마이로그IQ 자료를 인용해 S&P500 기업 CEO들이 지난해 수령한 보수(중간값 기준)가 역대 최대인 1420만달러(약 173억원)를 기록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년(2020년 1340만달러)보다 6%가량 늘었다.
S&P500 기업 CEO 대다수의 지난해 보수는 전년보다 11% 이상 증가했다. 이 중 3분의 1은 25%가량 늘어난 보수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년인 2020년에 CEO들이 보수를 자진 삭감했다가 지난해 원상 복구하면서 ‘기저효과’도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KKR 공동 CEO에 오른 조지프 배는 5억5964만달러를 받아 화제의 중심에 섰다. S&P500 기업 CEO들이 지난해 받은 보수 중간값의 39배 이상으로 미국 상장사 중 최고 수준이다. 아마존, 인텔, 디스커버리 등 주요 S&P500 기업 CEO들을 모두 제쳤다.
1973년생인 그는 유년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하버드대를 졸업했다. 골드만삭스를 거쳐 1996년 KKR에 합류했다. 그는 30대 초반에 KKR의 아시아 지역 투자를 주도했다. 2009년 오비맥주를 19억달러에 인수했다가 2014년 58억달러에 AB인베브에 되파는 거래를 성사시키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그와 함께 KKR 공동 CEO를 맡은 스콧 너탤도 5억2314만달러를 지난해 보수로 받았다. KKR 측은 공동 CEO의 보수 대부분이 경영 성과와 연동하는 주식 지급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KKR을 비롯한 비(非)S&P500 기업에서 고액 보수를 지급하는 사례가 최근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S&P500 기업 CEO 중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사람은 미국 미디어기업 디스커버리의 데이비드 재슬러브다. 그는 지난해 2억4657만달러를 수령했다. 이 중 대부분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으로 이뤄져 디스커버리 주가가 더 상승해야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2위는 앤디 재시 아마존 CEO로 2억1270만달러를 받았다. 재시 CEO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뒤를 이어 지난해 7월 사령탑에 오른 인물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1억7859만달러를 받았다. 겔싱어가 인텔에 입사하기 위해 전 직장인 VM웨어를 퇴사하면서 포기한 5000만달러를 보전해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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