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6일 2.18% 오른 4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달 15일 이후 11.43% 상승했다. 같은 기간 농심(9.07%), 삼양식품(18.06%) 등 다른 라면 관련주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작년 말부터 우상향하던 라면주는 지난 2월 중순을 기점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라면의 주요 원재료인 소맥(밀)과 팜유 가격이 공급 제한 이슈로 급등하면서 이들 업체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소맥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소맥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연초 대비 33% 상승했다. 올초에는 세계 팜유 수출의 60%를 담당하는 인도네시아가 수출을 줄이면서 팜유 가격이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우려가 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면업체는 국내 제분업체로부터 밀가루를 공급받기 때문에 글로벌 소맥 가격보다 국내 밀가루 가격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제분업체는 3~6개월치 원재료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내에 소맥 가격이 안정되면 밀가루 가격 상승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이 일제히 라면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원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라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에 올해 밀가루 가격이 10% 오르더라도 실적을 방어할 수 있다”며 “국내 밀가루 가격이 큰 폭 인상될 경우 라면 제품의 가격을 추가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가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라면업체의 수출 실적이다. 내수 시장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진출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국내 라면 수출액은 85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다.
당초 우려와 달리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도 올라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양식품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49억원이다. 1개월 전(795억원)과 3개월 전(771억원) 추정치보다 높아졌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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