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굴욕'…통화가치 하락 2위

입력 2022-04-06 17:29   수정 2022-04-07 01:4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1분기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가 주요 25개국 통화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 다음으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안전자산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분석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3월 엔화 가치는 5.7% 하락했다. 통화가치가 11.7% 떨어진 러시아 루블에 이어 두 번째로 낙폭이 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개월간 엔화 가치는 6.9% 급락했다.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터키 리라(-3.3%)보다 하락폭이 컸다.

엔화 급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의 상반된 금융정책이다. 일본은행은 공개시장운영을 시행해 장기금리를 연 0.25% 이내로 억제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급등하는 물가와 싸우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산업 구조 변화도 ‘엔저(低)’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제조업체들이 엔화 가치 상승을 피해 해외로 나간 이후 수출은 줄고 원유 등 원자재 의존도는 급증했다. 올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일본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엔화 가치 하락세는 더 가팔라졌다. 지난 1월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는 1조1887억엔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올해 중반 달러당 엔화 가치가 135엔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000년 이후 미·일 금리 차가 1%포인트 벌어지면 엔화 가치는 8엔 떨어졌다. 우노 다이스케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전략가는 “현재 2%포인트인 미·일 장기금리 차가 올여름 3.3%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달러당 엔화 가치가 20년 만의 최저치인 135엔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투자자금이 선진국 가운데 성장률이 가장 저조한 일본을 외면하면서 엔화의 위상 저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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