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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심화로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시사하자 글로벌 주식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월가에서는 경기침체와 약세장을 예고하는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 금리 인상 속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 등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변동성 장세에서는 방어주를 찾는 투자자가 늘어난다. 실적이 안정적인 업종의 주가 하락폭이 낮아서다. 경기방어주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도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CNBC는 최근 7거래일간 증시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과 주가 방어에 성공한 업종을 집계했다. 우선 주가를 방어한 업종으로는 에너지와 유틸리티, 리츠(부동산투자회사),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금속 및 금광 등이 꼽혔다.
미국 식료품, 의류 등 필수소비재 기업에 투자하는 ‘필수소비재 셀렉트 섹터 SPDR 펀드(티커 XLP)’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1.88%의 수익률을 냈다. 바이오·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을 담는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펀드(티커 XLV)’도 이 기간 0.89% 올랐다. CNBC는 이 기간 리츠 종목들도 1% 하락하며 주가를 방어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3.25% 떨어졌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상승해 리츠 수익이 오른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등은 수요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들로 꼽힌다. CNBC는 “방어주는 현재 시장에서 주목도가 높지 않지만 2분기 실적도 탄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주택, 운송 등 경기 흐름에 따라 실적이 결정되는 업종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500 주택건설 ETF(티커 XHB)’는 지난달 29일 이후 9.71% 떨어졌다. 바닥재 기업 플로어앤드데코(-11.97%), 주택건설업체 레나(-12.0%) 등 보유 종목의 낙폭이 컸다. ‘아이셰어즈 운송 평균 ETF’도 7거래일간 11.4%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불확실성이 큰 변동성 장세에선 재무 상태가 좋은 기업에 단기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경기가 침체되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만큼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들이 오래 버틸 수 있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 부채가 많은 기업은 이자 부담도 커진다.
골드만삭스가 추천한 종목은 미국 대표 완구업체 마텔과 미국 최대 약국 체인 윌그린스부츠얼라이언스, 전력회사 NRG에너지 등이다. 천연가스 관련주로 분류되는 코테라에너지와 철강 기업인 스틸다이내믹스도 포함됐다.
마텔은 바비인형 등을 만드는 기업이다. 코로나19로 부모와 자녀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매출이 늘었다. 지난달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8~10%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6일 종가 기준 주가는 21.81달러로 올 들어 4% 상승했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중 75%가 마텔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코테라에너지와 스틸다이내믹스는 전쟁으로 러시아산 원자재 수입이 제한되며 혜택을 받고 있다. 두 기업의 주가는 올 들어 6일까지 각각 39.4%, 32.4% 상승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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