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그룹 "지금 자본시장은 과도기, 사모신용펀드 확장한다"

입력 2022-04-07 11:20   수정 2022-04-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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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중 하나인 칼라일그룹의 두 번째 사모신용펀드(PCF)가 운용하는 금액이 46억달러(5조 6000억원)을 넘겼다고 로이터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전에는 기업 인수에 주력하던 칼라일이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확대된 변동성에 대처하기 위해 사모신용펀드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라일의 두 번째 사모신용펀드인 ‘칼라일 크레딧 오퍼튜니티 Ⅱ’가 당초 목표로 한 금액은 35억달러(약 4조2661억원)였다. 이미 목표치를 11억달러 초과했다. 로이터는 칼라일의 자금 조달 역량을 감안하면 60억달러(약 7조31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칼라일의 알렉스 포포프 비유동신용전략 부문장은 “‘칼라일 크레딧 오퍼튜니티 Ⅱ’를 통해 22곳에 총 38억달러(4조600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카페 프렌차이즈업체인 네로그룹에 3억2000만파운드(약 5000억원)를 대출해줬다. 미국의 한 디지털 아웃소싱 업체가 경쟁사를 인수하는 데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신용펀드는 사모로 투자금을 모아서 회사채, 기업대출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기업 인수합병(M&A) 후 매각하는 식으로 수익을 내는 바이아웃 펀드와는 운용방식이 다르다. 고위험·고수익을 노리는 바이아웃펀드와 달리 사모신용펀드는 중위험·중수익을 목표로 삼는다.

세계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칼라일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긴축 예고 등으로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되고 있다. 포포프 부문장은 “현재 자본시장은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며 “기업의 신시장 개척 지원과 최대주주 변경 등 여러가지 투자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시도가 높은 성과를 낸 덕도 있다. 칼라일은 2019년 29억달러 규모로 첫 번째 사모신용펀드를 결성했다. 3년 동안 총 34억달러를 운용해왔고 현재 내부수익률(IRR)은 15%대다. 펀드 구조가 유사한 사모대출펀드(PDF)의 지난해 IRR 평균값인 9.2%를 웃도는 수치다.

칼라일의 현재 운용자산 규모는 약 240조원이다. 칼라일은 2000년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을 JP모간과 함께 한미은행 지분을 4500억원에 인수했고 3년 뒤 씨티그룹에 되팔아 660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2014년에는 ADT캡스를 인수해 2018년 SK텔레콤에 매각하며 1조원을 벌었다. 지난해 말에는 투썸플레이스를 사들였고, 올해 초에는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10%를 매입하며 화제가 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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