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7·미국)는 지난 사흘 내내 한 번도 그린에서 쪼그려 앉지 않았다. 라인을 읽으려고 구부정한 자세를 잡았다가도 이내 허리를 폈다. 아픈 다리 때문이었다. 그린에서 라인을 제대로 못 읽은 탓인지 이날 우즈의 퍼트는 엉망이었다. 2005년 이후 17년 만에 4퍼트(5번홀)를 적어낼 정도였다.
우즈는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5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더블보기 2개, 보기 5개, 버디 3개를 묶어 6오버파 78타를 적어냈다. 사흘 합계 7오버파 223타. 순위는 공동 41위로 떨어졌다. 선두 스코티 셰플러(26·미국)와는 16타 차다.
78타는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한 라운드 역대 최악의 성적이다. 아마추어로 출전한 1995년 3라운드에서 77타, 프로 전향 이후에는 2003년 1라운드 76타가 가장 나빴다. 오거스타내셔널GC 그린을 안방처럼 꿰뚫고 있는 그가 마스터스 그린 위에서 공을 네 번 친 것도 처음이다. 올해 전까지 우즈의 유일한 ‘4퍼트’는 2005년 1라운드 13번홀(파5)이었는데, 당시에는 이글 기회에서 퍼트한 볼이 물에 빠진 바람에 1벌타가 더해져 4퍼트가 됐었다.
페어웨이 안착률 78.6%, 그린 적중률 61.1%로 샷이 나쁜 편은 아니었지만 그린 위 플레이가 문제였다. 우즈는 “그린 위에서 1000번은 퍼팅한 것 같다”며 “(샷에 있어선) 오늘 그렇게 나쁜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린 위 플레이가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퍼트할 때 볼, 자세, 느낌, 오른손, 스트로크 등 하나도 편하지 않았다. 아직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임성재(24)는 이 대회 ‘한국인 첫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5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사흘 합계 4언더파 212타를 쳐 셰플러에게 5타 뒤진 단독 3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임성재는 1번홀(파4) 더블보기에 이어 5번홀과 6번홀에서도 연속 보기를 범해 4타를 잃었다. 오버파로 돌아서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으나 그는 8번홀(파5)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뒤 후반에 4타를 더 줄이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왔다. 세계랭킹 1위 셰플러는 이날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올 시즌 2승을 올린 캐머런 스미스(29·호주)가 이날 4타를 줄여 합계 6언더파 210타 2위에 올랐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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