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에 팔았더니 26억 된 원희룡 아파트…"솔직히 팔고 싶지 않았다"

입력 2022-04-10 22:13   수정 2022-04-10 22:14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이 10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면서 그가 과거 서울 목동 집을 매도한 사연이 뒤늦게 조명받고 있다.

원 후보자의 부인 강윤형씨는 지난해 10월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매일 관풍루'에 출연해 서울 목동 아파트를 판 사연을 공개했다. 이 방송에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던 강씨는 "남편이 제주지사로 당선돼 내려갈 때 사실 도지사 관사에 살 수 있었다"며 "서울 아파트는 전세 내놓고 관사에 살아도 됐지만, 관사가 도민의 세금이고 우리 둘을 위해 관사를 쓰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사를 어린이 도서관과 평생 교육관으로 내놨고, 서울 집을 팔아 제주 집을 샀다"고 설명했다. 이어 "솔직히 서울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아 팔고 싶지 않았다"며 "제주에 집을 마련한 뒤 남편이 서울 집을 왜 처분하지 않느냐고 압박해 시세보다 싼 8억3000만원에 처분했다. 그게 6년 만에 26억이 됐다"고 털어놨다.

서울 양천갑에서 3선을 한 원 후보자는 2002년 서울 목동 '부영그린타운' 아파트를 3억7500만원에 샀다. 2014년 제주지사에 당선되고 2년 뒤인 2016년 이 집을 팔았다. 강씨는 "이 모든 게 부동산 정책 때문"이라며 "저희는 제주에 집이라도 있지만 자기 집이 없는 청년들과 앞으로 집을 장만하길 희망하는 분들에게 얼마나 많은 좌절감을 줬냐. 사실 일 해서 그 돈을 어떻게 벌겠냐. 노동 의욕을 꺾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원 후보자도 아파트 매도 사연을 공개한 바 있다. 원 후보자는 지난해 7월 대권 출마를 선언하면서 유튜브 채널 '원희룡TV'를 통해 "제주도지사가 되면서 서울 목동 아파트를 팔고 (제주로) 간 것은 10억원이 넘게 오를 것을 몰라서가 아니었다. 공직자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원 후보자는 "국토부 장관 후보로서 정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고 꿈을 잃은 젊은 세대에 미래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원 후보자에 대해 "두 번의 제주지사를 지내며 혁신적 행정을 펼쳤고 대선 선대위 정책본부장으로서 주요 정책·공약을 설계했다. 공정과 상식이 회복돼야 할 민생 핵심 분야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이해가 높은 분"이라고 평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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