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되면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자금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테크는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 전기차부터 자원 재활용, 폐기물 처리, 대체육 분야를 포괄하는 탄소저감 기술기업을 말한다.
피치북 데이터를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기후테크 분야 벤처 투자금은 232억달러(약 28조5800억원)로 2020년의 101억달러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도의 129억달러를 뛰어 넘는 규모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700억원대 글로벌 기후테크 벤처펀드가 결성된데 이어 국내 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100억원 규모 투자조합이 설립됐다.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는 국내 초기 기후테크(climate-tech) 스타트업에 초창기(시드) 투자를 주로 하는 ‘임팩트 피크닉 투자조합’을 결성했다고 11일 밝혔다.
소풍은 지난 8일 68억원 규모로 1차 결성을 했으며 추가 출자자를 모집해 연내에 100억원대로 결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소풍은 이 펀드를 통해 주로 에너지, 농식품, 순환경제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절감에 기여하거나 기후변화 적응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초기 스타트업에 주로 시드 투자할 예정이다.
임팩트 피크닉 투자조합의 1차 결성에는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온네트엠앤에스, 한겨레신문 등 기관 3곳이 참여했다.
2010년 전후로 창업해 국내 대표 ‘벤처 2세대’로 꼽히는 김강석 크래프톤 전 공동대표와 윤자영 스타일쉐어 창업자 겸 대표도 출자해 기후변화 대응에 뜻을 같이 했다.
이밖에 방준호 와이앤테크 대표도 개인 출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줌인터넷(ZUM) 창업자인 박수정 전 대표도 법인 온네트엠앤에스를 통해 함께했다.
국내에서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는 소풍벤처스와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주도하고 있다. 소풍이 엑셀러레이터(AC)로서 국내 초기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시드 투자를 한다면, 인비저닝파트너스는 글로벌 임팩트 벤처캐피탈(VC)을 표방하며 국내외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시리즈 A·B 단계 펀딩에 투자하는 식으로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소풍은 ‘ACT ON CLIMATE CRISIS(기후위기에 대응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부터 기후테크 투자 및 창업가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절체절명의 기후 위기를 조금이라도 늦추려면 기후테크 개발 및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바꿔 말하면 다른 어느 시장보다도 유망한 투자 분야”라고 말했다.
제현주 전 옐로우독 대표가 설립한 인비저닝파트너스는 지난 1월 768억원 규모 ‘클라이밋 솔루션 펀드’를 결성했다. 한화솔루션 ㈜GS 등 국내 대기업이 출자한 이 펀드는 지난해 9월 667억원 규모로 1차 결성을 마무리한 이후 대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101억원을 증액해 결성됐다.
이 펀드는 이미 6곳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싱가포르 배터리 재활용 스타트업 그린라이온(Green Li-ion), 미국 폐섬유 재활용 스타트업 설크(Circ), 미국 동물성지방 배양 기술기업 미션반즈(Mission Barns), 국내 폐자원 수집 처리 기업 리코(RECO)의 시리즈 A·B 단계 펀딩에 투자했다. 인비저닝이 초기 투자했던 미국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노보루프(Novoloop)에도 시리즈 A 단계 펀딩을 진행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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