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도로를 지배할 수 있는 ‘기술 쿠데타’를 일으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현대차 아이오닉 5, 전기차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18분 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고속 충전시스템을 조명했다. NYT는 “아이오닉 5는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만 테슬라를 좋아하지 않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현대차의 전기차 경쟁력을 높게 평가했다.
NYT가 언급한 기술 쿠데타의 핵심은 현대차가 아이오닉 5에 적용한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대다수 전기차에 쓰이는 400V에 비해 두 배의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 같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00V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재 800V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중 판매 가격이 1억원 미만인 차량은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뿐이다. 업계에서는 800V 충전 기술이 대중화되는 2025년까지 현대차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전기차 충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차량 외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이날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 E-CSP를 구축해 이피트(E-pit·사진)와 다른 충전소에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충전소 운영을 쉽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E-CSP를 외부 사업자에게 개방하겠다는 의미다. 더 많은 사업자를 충전 시장에 진입시키는 방식으로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현대차는 또 상반기 서울 마포, 경기 성남시 판교, 광명시 등에 이피트 충전소를 신규 개설할 계획이다.
현대차 이피트와 테슬라 슈퍼차저가 벌이는 충전 인프라 대결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이다. 이피트에서 대다수 브랜드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지만 테슬라 차량은 예외다. 테슬라 전기차는 전용 시설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지난해 4월 출범한 이피트는 4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