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립니다. 근육은 보디빌더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뼈를 보호하고 기초대사량도 늘려줘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유지하고 하루를 잘 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섭니다. 2002년부터 시작한 아침운동은 이제 습관이 됐습니다.
금융자산을 형성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도 금융지식과 경험을 쌓아가는 금융 근육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계획이나 체계적인 관리방법 없이 금융자산을 두게 되면 배가 나오거나 물렁살이 되는 것처럼, 나의 금융자산도 방향성 없이 생기 없게 관리가 됩니다.
그렇다면 나의 금융 기초근육을 키우고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헬스와 금융자산 관리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이 비교됩니다.
헬스장: 인바디로 신체의 과부족 파악→ 운동 코치로부터 기구 사용 기본지식 배움→ 퍼스널 트레이닝(PT) 훈련 및 신체 관리
금융자산 관리: 금융현황·수요 파악→ 기본 금융지식 습득, 상품 경험→ 포트폴리오 구성 및 주기적인 리밸런싱
순서대로 살펴 보겠습니다.
첫째로 현황 분석입니다. 헬스장에 처음 등록하면, 코치가 인바디라는 기계로 체성분, 근육량 등을 측정하고, 적정 체중, 필요한 부위의 필요 근육량 등을 안내해 줍니다. 금융근육을 키우는 첫 단계는 금융기관 자산관리 팀장으로부터, 현재 나의 금융자산 구조와 포트폴리오, 그리고 연령 및 비교 대상층에 맞는 적정 진척도 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기본지식 습득을 합니다. 헬스장의 첫 수업은 코치가 각종 기구 사용법과 동작 시 호흡법에 대해 알려줍니다. 그리고 적당한 무게와 횟수 등을 코칭합니다. 금융의 기초근육 없이 단순하게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의 상품 수익을 얻기 위해선 투자상품의 가입과 관리가 필수입니다. 그리고 투자상품의 관리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경제·금융지식과 상품의 투자경험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선 첨언할 게 있습니다. 쉬운 경제관련 책자 몇권을 구해서 그냥 읽어봅시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더라도 3권 정도의 책을 3번 정도 읽어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가 나오면 네이버에 물어봅니다. 이런 내용과 저런 용어를 사용하는구나, 하고 따라가면 성공입니다.
또 주가지수와 금리의 추이 등 주요 경제지표를 매일 지켜봅니다. 코스피지수와 미국의 S&P500지수, 한국·미국의 기준금리 추이는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입니다. 미국 1달러를 원화로는 얼마에 바꿔주는지, 원·달러 환율도 변화를 봅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 시간을 정해 네이버의 금융 부분을 보거나,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휴대폰으로 봅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금리와 주가지수, 환율간의 관계와 방향성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알게 됩니다.
삼성전자와 카카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주가추이도 지켜봅니다. 실적이 좋게 발표된 삼성전자가 10만전자로 안 가고 왜 6만전자에 머무는지에 대한 기사 등도 읽어보면서 주가지수와의 관계도 같이 봅니다.
적립식펀드를 매월 10만원씩 6개월 이상 불입하면서 시장의 흐름과 내 펀드의 수익률간의 관계를 경험해 봅니다. 필자는 아침 9시가 되면, 보유한 9개의 펀드에 1만원씩 입금하면서 국내, 선진국, 이머징 마켓의 시장의 흐름과 펀드의 수익률 관계, 리밸런싱 여부 등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금융정보는 유용한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동전의 한 쪽면만 집중해서 부각한다든지, 개인의 편향된 의견을 여과없이 보여줘서 우려가 됩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공중파 방송사 또는 경제신문·채널의 공식 유투브 방송을 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 두세번 검증되고 걸러진 내용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금융시장에 관심을 계속 가지는 겁니다. 주요 경제 이벤트, 주요 경제지표들의 변화와 내가 가입하고 있는 투자상품과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하는지 지켜보고, 체험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월 10만원의 적립식펀드로 시작해서, 목돈을 투자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상품의 비중도 조금씩 확대해 갑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셋째로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밸런싱을 합니다. 개개인의 신체조건과 운동 역량이 틀리기 때문에 코치들은 개인의 조건을 파악하고 본인에 맞는 운동과 운동량을 권합니다. 그리고 훈련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운동량을 늘리거나 다른 운동방법 또는 추가 트레이닝을 추천합니다.
멋진 근육을 키우기 위해 처음부터 고중량의 바벨을 들다보면 몸에 무리가 가고, 사고도 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투자상품도 적은 금액, 단순한 구조의 상품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금융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가 보유한 금융자산과 구성이 틀리므로 금융코치인 PB팀장, 자산관리팀장에게 상담 및 코칭을 받아서 초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합니다. 그리고 한달에 한번 또는 분기에 한번 현황 분석 및 리밸런싱을 하는 과정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을 경험해 본 분들, 특히 근육운동을 제대로 해봤던 사람이라면 알 겁니다. 멋진 근육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운동을 조금 등한시하거나 쉬게 되면 금방 근육은 사라지고 부드럽고 물렁한 살로 채워지게 됩니다.
단기간에 필요한 금융지식과 경험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시간을 투자하고, 적은 금액부터 상품을 경험해봐야 합니다. 현재와 같은 금융자산현황을 유지하기 위해서, 물가와 시장수익률을 넘어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금융시장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내가 보유한 금융자산에 대한 현황 분석 및 주기적인 리밸런싱이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혼자하는 운동도 좋지만 자산관리 팀장에게 주기적인 체크를 받고 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을 하는 것처럼 나의 안정된 미래를 위해 금융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경험을 쌓아가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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