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서 사실상 낙마하면서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확률이 높아지면서 KG 계열사들의 주가는 급등했다.
12일 쌍방울은 전거래일 대비 16.42% 떨어진 794원에 장을 마쳤다. 광림도 25.33% 하락했다. 비비안과 아이오케이도 각각 5.85%, 5.24% 떨어졌다. 나노스도 3.05% 하락 마감했다. 모두 쌍방울그룹 관련주로 묶이는 종목들이다.
KB증권이 쌍용차 인수에 나선 쌍방울그룹의 자금조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관련주가 폭락했다. 앞서 쌍방울그룹은 쌍용차 인수 자금 중 약 4500억원을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KB증권이 이날 자금 조달 계획을 공식 철회하면서 쌍방울의 쌍용차 인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KB증권은 "당초 예상과 달리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쌍방울이 인수전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KG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KG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KG그룹 또한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했었다. KG그룹의 경우 최근 매각 계약을 체결한 KG ETS의 매각 대금 5000억원이 올 하반기에 들어오면 쌍용차 인수에 큰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KG스틸우는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39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KG케미칼도 7.95% 올라 4만4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밖에 KG ETS도 8.57% 상승했다.
쌍용차 인수 관련 소식에 관련주의 급등락이 지속되자 금융당국은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은 의심거래여부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한편 이상거래가 발견될 경우 즉시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역시 KG스틸우와 광림, 쌍방울 등 관련종목들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한편 쌍용차는 이번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스토킹 호스' 방식의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매수권자(인수 예정자) 선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스토킹 호스는 매물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보인 인수 내정자와 사전 계약을 맺은 뒤, 공개경쟁입찰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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