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은 12일 "박정희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했던 분들을 찾아뵙고 어떻게 국정을 이끌었는지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에게는 1차 내각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 배석한 유영하 변호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윤 당선인의 말을 전했다. 유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박정희 전 대통령께서 내각과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그런 자료도 봤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과 50분 가량 대화를 나눴다.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유 변호사가 배석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일부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권 부위원장은 "당선인께서 박 전 대통령의 정책도 계승하고, 널리 홍보도 해서 박 전 대통령께서 제대로 알려지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내각 구성에 대한 조언을 구하지 않은 상황과 대조를 이룬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인선 과정에서 제가 특히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만한 능력있는 분들을 추천했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 아니겠느냐"며 지난 10일 발표된 1차 내각 인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3월 3일날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공동으로 정권을 교체하고 공동으로 정권을 인수하고 공동으로 정권을 운영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했다"며 공동정부 구상을 언급했다. 윤 당선인이 안 위원장의 조언을 듣지 않고 1차 내각인선을 발표한 것이 공동정부 구성 합의 위반이라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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