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유화의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1억12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1억700만원)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평균 연봉 ‘1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비금융 상장사는 삼성전자와 SK텔레콤뿐이다.
직원들의 근속연수도 길다. 대한유화의 작년 평균 근속연수는 18년으로 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14년) LG화학(12년) 등 경쟁사들을 넘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유화는 한화그룹과 대림그룹의 석유화학 합작사인 여천NCC와 함께 석유화학업계 최고 직장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대한유화는 1970년 6월 출범한 석유화학업체로 52년 동안 울산 온산공장에서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운영 중이다. 한눈을 팔지 않고 NCC 사업에만 전념했다. 시련도 찾아왔다. 설비투자를 위해 무리하게 차입금을 조달한 1994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1997년 이 회사 지분 10%가량을 보유한 동부그룹 등이 경영권 장악을 노리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순규 대한유화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는 2007년 사모펀드인 H&Q를 우호 주주(백기사)로 맞아 경영권 분쟁을 종식했고 안정적 성장을 이어갔다.
업계에서 대한유화는 투자의 귀재로 통한다. 적기에 설비투자를 이어가면서 안정적인 실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2~2021년 1조2521억원을 투자한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5.44% 늘어난 1794억원을 거뒀다.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85배로 업종 평균(10.59배)을 크게 밑돈다. 장부상 순자산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51배에 그치고 있다. 이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이후 한 번도 공식 기업설명회(IR)를 하지 않는 등 주가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사업이 단순한 편이라 특별히 IR 계획을 잡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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