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만 5700억…'폭풍성장' 배민의 고민

입력 2022-04-12 17:28   수정 2022-04-13 01:16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이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7년 사이 70배가 넘는 초고속 성장세다. 하지만 이 배달 앱 1위 회사의 미래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회사가 커지면서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배달비용이 문제다. 후발 주자들과의 배달 속도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배달비용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4분의 1을 넘어섰다.
작년에도 계속된 ‘코로나發 호황’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조87억원의 매출(연결 기준)을 올렸다. 1년 전보다 94.3% 증가했다. 7년 전인 2014년(290억원)과 비교하면 69.2배에 달한다. 그동안 국내 음식배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한 덕을 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 2조7325억원에서 지난해 25조6783억원으로 4년 새 열 배 가까이로 늘었다.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영업손실은 756억원이었다. 1년 전(영업손실 11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여섯 배 가까이 늘었다. 순손실도 1414억원으로 1년 전(485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배달원에게 지급한 배달비용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업무 등을 맡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지난해 배달원에게 5700억원 정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 전체 매출의 28%에 달하는 규모다.

배달비용 급증은 지난해 신규 서비스인 배민1을 시작한 영향이 컸다. 배민1은 일명 ‘단건 배달’ 서비스로 기존 배달보다 배달 속도가 빠르다. 기존에는 배달원 한 명이 한 번에 여러 배달 주문을 처리했다. 배민1은 배달원이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처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배달이 가능하다. 그 대신 주문액 대비 배달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신속 배달 경쟁에 쫓겨…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6월 배민1을 내놨다. 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배달원과 직접 계약하고 배달 일감을 맡겼다.

경쟁 서비스인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2019년 음식 배달 시장에 본격 진출한 쿠팡이츠는 국내 처음으로 단건 배달을 앞세워 기존 업체를 추격했다. 배달 가격이 올라도 배달 음식을 빨리 받고 싶은 소비자가 시장에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쿠팡이츠의 전략은 적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년 전 5% 남짓이던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지난 1월 11%까지 올라섰다. 배민과 2위 요기요는 각각 69%, 20%다. 배민은 배민1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자 이탈을 막고 있다. 배민 전체 주문의 15% 정도로 배민1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거세지자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 앱 시장을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2020년 요기요를 소유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인수하려 하자 “시장 독점 가능성이 있다”며 요기요를 매각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두 서비스 결합이 해당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는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 앱이 없었고, 쿠팡이츠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배민과 요기요에 충분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배민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의 예상과 달리 쿠팡이츠는 설립 3년 만에 점유율 10% 넘기며 배민을 위협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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