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영업손실은 756억원이었다. 1년 전(영업손실 11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여섯 배 가까이 늘었다. 순손실도 1414억원으로 1년 전(485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배달원에게 지급한 배달비용이 수익성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 업무 등을 맡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지난해 배달원에게 5700억원 정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 전체 매출의 28%에 달하는 규모다.
배달비용 급증은 지난해 신규 서비스인 배민1을 시작한 영향이 컸다. 배민1은 일명 ‘단건 배달’ 서비스로 기존 배달보다 배달 속도가 빠르다. 기존에는 배달원 한 명이 한 번에 여러 배달 주문을 처리했다. 배민1은 배달원이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처리하기 때문에 신속한 배달이 가능하다. 그 대신 주문액 대비 배달비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경쟁 서비스인 쿠팡이츠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2019년 음식 배달 시장에 본격 진출한 쿠팡이츠는 국내 처음으로 단건 배달을 앞세워 기존 업체를 추격했다. 배달 가격이 올라도 배달 음식을 빨리 받고 싶은 소비자가 시장에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쿠팡이츠의 전략은 적중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년 전 5% 남짓이던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지난 1월 11%까지 올라섰다. 배민과 2위 요기요는 각각 69%, 20%다. 배민은 배민1 서비스를 확대해 소비자 이탈을 막고 있다. 배민 전체 주문의 15% 정도로 배민1의 비중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거세지자 과거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 앱 시장을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정위는 2020년 요기요를 소유한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인수하려 하자 “시장 독점 가능성이 있다”며 요기요를 매각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두 서비스 결합이 해당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는 “과거 5년간 5%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경쟁 앱이 없었고, 쿠팡이츠가 최근 일부 지역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배민과 요기요에 충분한 경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배민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정위의 예상과 달리 쿠팡이츠는 설립 3년 만에 점유율 10% 넘기며 배민을 위협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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