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은 1973년부터 국위 선양 및 문화 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해 군 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는 특례를 인정하고 있다. 예술 부문에서는 국제경연대회 2위까지, 국내 경연대회 1위까지 입상자와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에게 특례를 인정해준다. 체육 부문에서는 올림픽 3위까지, 아시안게임 1위까지가 특례 대상이다.
문화계 전체를 통틀어 현재 BTS만큼 세계적인 인기와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한국인 아티스트는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들에게 병역특례를 부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예술·체육요원은 1973년 시행 이래 계속 축소돼 왔다. 예술 부문에선 처음엔 국제음악경연 123개를 포함해 148개 대회에서 입상하면 특례를 받았으나 지금은 42개로 줄었다.
그나마도 이 제도의 유용성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체육특례요원은 권위주의 시절 엘리트 체육 육성을 위해 마련된 성격이 강한 데다 2002년 월드컵,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성적을 병역특례에 예외적으로 반영해 비판받았다. 예술 부문에서는 특례 인정 콩쿠르의 연륜과 국제적인 위상이 천차만별인 데다 군 입대를 미룬 채 콩쿠르 입상을 노리는 젊은 예술인들이 허다한 실정이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특례제도에 굳이 BTS를 끌어들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국가적 위상을 높인 젊은 아티스트들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정치권이 이들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군 복무가 대중예술인의 무덤이라는 건 옛날 이야기다. 지금은 전역 후 활발한 활동으로 이른바 ‘군백기’(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를 무색하게 하는 연예인도 많다. BTS 멤버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군 복무를 하겠다고 당당히 말해왔다. 엄청난 돈과 명예에 국위 선양의 공까지 세운 이들보다 다른 청년들을 돌보는 게 먼저다. 정치권은 BTS의 병역특례 추진을 당장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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