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주방 도시가스 배관을 자른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약 40분 동안 가스를 방출시켜 인근에 거주하는 불특정 다수의 가구에 위험을 초래하기도 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형사부(신교식 부장판사)는 최근 가스방출, 특수재물손괴, 주거침입,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6일 오후 8시께 강원도 원주 소재 여자친구 B씨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B씨의 귀가를 기다리다 주방 도시가스 배관을 자르고, 중간밸브를 열어 약 40분 동안 가스를 방출시킨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앙심을 품었고, B씨의 집 침입 당시 "죽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여자친구에게 보냈다. 하지만 "거짓말하지 마"라는 여자친구의 답장에 화가나 도시가스 배관을 자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가스가 방출되는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B 씨에게 전송했고, 지난해 10월6일부터 11월6일까지 800여차례에 걸쳐 공포심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글을 B씨에게 반복적으로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 속에서 고통받았고, 각 범행의 방법과 수단, 목적 등에 비춰보면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일체를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벌금형 외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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