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경 광림 대표 "KB증권 빠져도 쌍용차 인수 문제 없다"

입력 2022-04-13 15:45   수정 2022-04-13 16:12

이 기사는 04월 13일 15: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13일 KB증권이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를 위한 금융참여의향서(LOI)를 철회키로 하면서 쌍방울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반면 쌍용차 인수를 선언한 경쟁자인 KG그룹 관련주가 급등하면서 쌍방울그룹의 인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KB증권이 철회한 LOI는 인수금융이 아닌, 유상증자 실권주를 떠안겠다는 약속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즉 쌍방울그룹 계열사와 이 컨소시엄에 참여키로 한 KH그룹 계열사들의 총 4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잔액 인수) 형식으로 도와주겠다는 얘기다.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TF단장을 맡은 성석경 광림 대표는 "KB증권의 유상증자 실권주 인수 없이도 다른 증권사나 다른 계열사들이 이를 감당하는 등 다양한 차선책이 있다"며 "쌍용차 인수에는 전혀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성 대표는 "광림은 오랫동안 전기 특장차 사업을 준비해왔다"며 "완성차 업체인 쌍용차를 인수하면 전기차 시대에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토킹호스가 되지 못하더라도 공개경쟁입찰에 참여해 끝까지 딜을 완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 대표와의 일문일답.



▶KB증권의 '철회' 발표로 시끄럽다.
"마치 인수금융으로 몇 천억을 빌려주기로 했던 것처럼 오해를 하는데, 우리 계열사들의 유상증자를 주관해주겠다는 뜻이었고 실권주 생겼을 때 떠안는 방식으로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다른 증권사들과도 논의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다."

▶그럼 유진투자증권은 그대로 유상증자 주관하는 것인가.
"그렇다. 애초에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절반 가량씩 총 4500억원의 계열사 유상증자를 주관하기로 약속했던 것인데 유진은 그대로 참여키로 했다."

▶4500억원 유상증자는 어느 계열사가 해당되나.
"광림이 1500억원, 쌍방울이 1000억원, KH필룩스가 1250억원, KH E&T가 750억원 그렇게 유상증자해서 4500억원을 계획했다."

▶그럼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KH그룹은 유상증자만 하는 것인가.
"아니다. KH그룹이 1000억원을, 쌍방울그룹이 지난해 이스타항공 때 마련해뒀던 자금 중 1000억원을 현금으로 준비하고 유상증자 4500억원까지 해서 총 6500억원의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게 첫 단계다."

▶그럼 인수자금 6500억원 이후에 필요한 쌍용차의 운전자금 등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인가.
"현재 사모펀드 운용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여러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제안을 받고 있는데 일단 보류 중이다. FI들까지 인수자금에 끌어들이면 나중에 쌍용차 인수자금이 필요할 때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도 충분히 FI들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왜 쌍용차 인수에 나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3~4년 전부터 광림은 전기 특장차 사업 준비를 해왔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우린 전통 제조업인데도 영업이익률 10%가 넘는 좋은 회사인데 규모가 크진 않다.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또 추후 특장차 업계에도 전기차가 상용화될 때를 대비하기 위해 이미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2년 전엔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셀에 300만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쌍용차 인수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쌍용이라는 좋은 완성차 브랜드와 함께 전기차 사업을 준비하면 우리의 계획도 더 빨리 확실하게 실천할 수 있겠다 싶었다. 그리고 쌍용차라는 훌륭한 회사를 청산하게 놔두는 건 너무 아까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스토킹 호스는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서 이미 겪은 바 있다.
"그때 참 속상했다. 제가 직접 관여한 건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마치 우리가 이스타항공 인수할 뜻이 없는데 들어간 것처럼 말하지만, 우린 인수하고 싶었어도 우선매수권자인 성정에 우선권이 있기 때문에 인수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때 충분히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이번 쌍용차 스토킹 호스는 잘 준비할 계획이다."

▶스토킹 호스 결과 우선매수권자가 안 될 경우 공개입찰에도 참여할 계획인가.
"그렇다. 우린 쌍용차 인수에 진정성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완주할 계획이다. 물론 실사 결과 우리가 모르는 우발채무 등 예상 밖의 변수가 생긴다면 조건을 다시 검토해보긴 해야겠지만, 일단 쌍용차 관리인이나 채권단측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은 맞춰서 진행할 계획이다."

▶또 다른 원매자로 나선 KG그룹도 자금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거기는 동부제강과 시너지를 내겠다고 하는데, 사실 철근 만드는 회사가 전기차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쌍용차 채권단에 동부제강이 들어가있긴 하더라."

▶결국 핵심은 자금력이다. 총 1조원 정도는 필요하다는 평가가 많다.
"우리가 준비한 6500억원에다가 3500억원 정도를 더해 1조원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쌍방울그룹의 계열사 중 상장한 7곳을 통해 조금씩 나눠서 증자를 하는 등 방법은 많다. 또 자금 동원을 위해 진지하게 논의 중인 증권사가 세 곳 정도 더 있다."

▶여러 FI들이 접촉해온다고 들었다.
"사실 에디슨모터스와 관련 있는 FI들이 가장 먼저 찾아오더라. 에디슨EV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감사 비용 얘길 하는 곳도 있었다. 우리가 그걸 부담하면 자기들이 인수자금을 대주겠다는둥 참 여러 가지 제안을 받았는데 모두 거절했다."

▶광림이 지난해 매도한 전환사채(CB) 중 일부 물량의 전환가액이 문제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건 전환사채 매도 스케줄을 잘 몰라서 하는 얘기다. 지난해 4월 비상장 계열사인 디모아가 갖고 있던 CB를 매각했는데 잔금 완납이 작년 말까지 안 됐었다. 기말 기준으로 잔금이 안 들어왔으니까 디모아에서 CB를 '소유'가 아닌 '보유'만 하고 있었다. 그게 올해 4월 초에 완납이 돼서 매수자에게 넘어간 것뿐이다. 전환가액은 정해져있는 것이고 우리가 차익을 본 것도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광림을 전기 특장차 업체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 마음으로 지금까지 준비해왔고 쌍용차 인수도 진정성을 갖고 들어가는 것이다. 지난해 광림 대표로서 사놨던 자사주를 팔 거냐고 묻는 사람도 있던데 절대 안 판다. 주가 좀 올랐다고 차익 실현할 거면 경영을 왜, 어떻게 하겠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쌍용차 인수전을 완주할 것이다. 지켜봐달라."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