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파업 이미지 탈피하겠다"…쌍용차 노조, '협조' 되풀이 강조

입력 2022-04-15 09:03   수정 2022-04-15 09:04


"노조는 대화에 열려 있습니다. 미래차 전환 등 사측에 협조하겠습니다."

선목래 쌍용자동차 노동조합 위원장(사진)은 지난 14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협조'와 '소통'을 수차례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회사 경쟁력이 떨어지게 만든 것으로 평가 받는 과거 '강성 노조' 시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선 위원장이 이끄는 쌍용차 제 15대 노조 집행부는 올 1월 출범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들어선 집행부로, 선 위원장이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무급휴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조를 나눠 현장에 직접 들어가 일하고 있다"고 했다. 별도 업무가 있는 노조 집행부이지만 조합원들과 똑같이 현장의 어려움을 느끼고 고통을 함께 하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쌍용차 노조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은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기업노조로 바뀐 지 오래고 12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임금·단체협약) 타결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지금의 쌍용차 노조는 2009년 쌍용차 경영난에 따른 사측 정리해고를 계기로 파업을 벌였던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 별개의 '기업노조'다. 당시 장기간 파업 이후 노조는 전체 조합원 투표에서 77% 동의를 얻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고 기업노조로 전환했다. 그래야 회사 정상화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거란 판단에서였다. 지금은 노조 내 금속노조 소속은 소수다.

쌍용차 노사가 1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노조는 2019년 유동성 위기가 다시 찾아왔을 땐 임금 20% 삭감, 단체협약 주기 변경(2년→3년) 등이 포함된 회생을 위한 자구안도 내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2개조가 한 달씩 번갈아 가면서 일하고 쉬는 방식의 무급휴직도 시행하고 있다. 덕분에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판매 감소에도 쌍용차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4개 분기 연속 개선됐다.

선 위원장은 미래차 전환기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완성차 노조들이 사측 계획에 반대하는 행보에 대해선 "사람이 덜 필요하다고 하는 건 아직까지 예측 아닌가"라면서 "쌍용차 노조가 사측에 제동 걸 일은 없을 거다. 사측에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양산을 앞두고 조합원 고용이 보장 안 된다며 반발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적어 생산 인원도 그만큼 덜 필요하다. 아이오닉5 출시가 예상보다 미뤄진 속사정이다. 올해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6도 같은 이유에서 양산이 지연되고 있다.

선 위원장은 "쌍용차 노조에 대한 강성·파업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며 사측과 적극 소통하고 협조해가며 위기를 함께 극복하겠다고 거듭 역설했다.

거론되고 있는 쌍용차 인수 후보군과 관련해 선 위원장은 "쌍용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원한다. 물론 돈 많고 기술력 있는 회사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했다. 에디슨모터스와의 인수합병(M&A) 매각 결렬 후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는 KG그룹과 쌍방울그룹, 사모펀드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있다.

평택=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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