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하이 봉쇄와 최근 완화된 선전 봉쇄로 약 4300만 명의 사람이 집에 머물며 정부가 배달해주는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지금까지 시도한 봉쇄 정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중국이 발표하는 통계를 감안하면 봉쇄 정책을 이해하기 어렵다. 매일 발표되는 대규모 핵산 검사 결과 감염자의 95%가 무증상이다. 3월 1일 이후 상하이에서 보고된 13만여 명의 감염자 가운데 5000여 명이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사망자는 두 명이었다. 왜 이토록 심각하지 않은 질병에 봉쇄 정책이 필요할까.
대부분의 경우 감기 같은, 심지어 독감 같지도 않은 질병으로 인해 중국과 세계 경제가 입게 될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선 중국 정부가 어떤 대가를 치르든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글이 돌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중국 정부 우월성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은 물론 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자 하는 시 주석에게 불명예를 안겨줄 공산이 크다. 그런데도 피할 수 없는 게 있다. 어느 시점에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함정을 벗어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백신 효과가 약해진다는 사실을 더하면 “지금이 아니면 언제?”란 질문과 반드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가 양성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모두 입원시키고, 의사와 간호사가 있는 특별 격리 시설에 수용함에 따라 상하이 의료진은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문제가 마침내 중국 관리들의 입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4개월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 선전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중국인이 코로나의 치명성에 대해 과장되게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의료사고 탓에 잠재적인 봉쇄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데올로기로 변형시켰기 때문에 분별 있는 결론을 기대하기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감염이 반드시 억제돼야 하고 다른 어떤 것도 패배로 규정한다면 공산당은 스스로 승리할 수 없는 게임을 하는 셈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China Turns COVID Victory Into Defeat’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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