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점 거래는 1주 단위의 주식을 쪼개서 말 그대로 소수점 단위로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소수점 거래가 되지 않을 땐 주식 가격에 맞춰 투자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소수점 거래가 시작되면 주가와 상관없이 투자금에 따라 0.1주도 살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안전하고 유망한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려면 적지 않은 금액이 필요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을 1주씩 사려면 360만원가량의 종잣돈이 듭니다. 사회초년생이나 처음 주식을 접하는 투자자라면 선뜻 꺼내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소수점 거래가 허용되면 주식을 최대 소수점 아래 여섯째 자리까지 쪼개서 살 수 있게 됩니다. 투자금이 적은 젊은 세대도 비싼 주식에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주가가 40만원을 웃도는 종목은 10개 이상입니다. 가장 비싼 종목은 주당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합니다. 소수점 거래가 시작되면 이런 주식에도 1만원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 소수점 거래 과정은 간편합니다. 일반 주식을 주문할 때와 마찬가지로 투자금액을 넣고 주문을 누르면 됩니다. 이후 과정은 조금 더 복잡합니다. 증권사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주문을 받습니다. A로부터 0.4주, B로부터 0.5주 주문을 받았다면 증권사가 0.1주를 더합니다. 이렇게 만든 1주를 증권사 이름으로 한국거래소에 주문을 냅니다. 겉으로 보면 주 단위로 거래가 체결됐지만 들여다보면 한 주를 여러 주체가 나눠 가지고 있는 겁니다.
소수점 거래를 하면 주 단위로 주식을 가질 때와 마찬가지로 주가가 오른 데 대한 시세 차익을 챙길 수도 있습니다. 배당이 있는 주식이라면 주식을 보유한 비율에 따라 배당금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소수점 거래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소수점 주문을 내는 사람들의 주문을 모아서 거래해야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실시간으로 주식을 사고팔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증권사가 중간에서 하는 역할이 많기 때문에 일반 주식 거래보다 더 비싼 수수료가 책정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반 주식 거래에 비해 주식을 원하는 가격에 사기도 어렵습니다. 주식 가격은 실시간으로 바뀌는데, 소수점 거래는 주문을 실시간으로 체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마다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거래가 체결되는 시점의 시장가로 주식을 사거나 거래량이 가장 많은 시점의 주가로 주식을 사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주의 권리인 의결권을 행사도 제한됩니다. 소수점 거래로 주식을 모아 한 주 단위를 넘겼다면 이 주식에 대해서는 의결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2.5주를 가지고 있다면 2주에 대한 의결권은 있지만, 0.5주에 대한 의결권은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송영찬 한국경제신문 기자
2. 그동안 소수점 거래가 허용되지 않았던 이유를 알아보자.
3. 소액 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가 제한되면 무슨 문제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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