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인철 후보자가 총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한국외대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박 의원실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14년 한국외대 총장으로 부임했고, 학교 측은 2015년 재학생과 휴학생을 대상으로 ▲고위공무원 ▲국회의원 ▲의사 ▲법조계 등의 직업을 가진 학부모를 전수조사했다.
'기타 분류 학부모 직업란'도 "학과장의 판단으로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라고 명시했다. 더욱이 공문에 기타 분류 예시로 '대규모 00식당 운영'을 제시했다. 돈과 사회적 지위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줄 세워 학교발전기금 등을 확보하거나, 사회지도층이나, 경제력을 가진 부모를 둔 자녀만 따로 관리하려던 목적의 조사였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파악 대상 학부모는 ▲고위공무원은 2급 이상(중앙부처 국장, 기초자치단체장, 지방경찰청장, 국군 준장, 부시장, 구청장, 외교관 등 이상) ▲국회의원 ▲의사(종합병원 과장 이상, 개인병원 경영 포함) ▲법조계 (판사,검사,변호사) ▲대기업, 금융권 (임원 상무 이상) ▲일반기업 (대표 이상) ▲기타 (학과장의 판단으로 학교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학부모)로 총 7개의 직업군으로 분류돼 있었다. 평범한 직장이나, 공무원, 자영업자 등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당시 조사 이후 학생들은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대나무숲에 "세상에 안 중요한 학부모가 있냐"며 항의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회도 "학생들을 상대 평가로 줄 세우는 것도 모자라 학부모 직업군도 상대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대학 발전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 소통하기 위한 공문"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지만 적절한 사과나 해명 없이 넘어갔다"며 "이런 학부모 직업 조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정을 진행하려고 했는지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학부모 직업군 조사는 학생을 서열화하고 위화감을 조장하는 시대착오적 금수저 가정환경조사"라며 "돈 있고 권력 있는 학부모의 목소리만 듣고 평범한 직장인·자영업자 학부모들의 의견은 듣지 않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규모 전수조사는 총장 승인 없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왜 이런 조사를 지시했는지 김 후보자는 국민께 충분히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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