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바이오주는 주식이 아니라 종교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시세 변동이 심한 바이오주 특성상 ‘보통의 믿음’으로는 버티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전형적인 ‘진성주주’로 불립니다.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에이치엘비(HLB) 1만162주, 신라젠 257주, 셀트리온 2주, 톱텍 100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배우자도 에이치엘비 1만2772주, HLB생명과학 1920주, 신라젠 1800주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 시장에게선 진성주주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몰빵’ 현상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HLB 평가액은 현 시세로 7억원입니다. 주가가 반 토막 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초 투자액이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재산(59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합니다.
최초 투자 시점을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앙인들이 거치는 ‘암흑기’를 경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 시장 부부의 상장 주식 평가액은 8억6961만원으로, 종전 신고액(작년 7월) 대비 2억4151만원 줄었습니다.
작년 9월 6만9100원까지 올랐던 HLB는 3만500원(15일 종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오 시장은 물타기로 비중을 대폭 늘렸습니다. 본인은 3500주를 추가 매수했고, 배우자도 HLB 9582주와 HLB생명과학 1000주를 추가로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어렵게 모은 주식을 전부 팔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오 시장은 “마치 재산증식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것처럼 공격받고 있다”며 "지금 주식값이 많이 떨어져 반 토막이 났지만, 감수하고 매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 시장이 공격을 받은 이유는 백지신탁 규정 때문입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고,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2개월 안에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매각을 결심한 것은 아닙니다. 강성주주답게 투쟁을 해왔습니다. 작년 9월 오 시장은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그는 "고위공직자가 된다고 당연히 예상되는 재산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오 시장이 억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한 투자자는 “보유 종목을 보니 정치권과의 커넥션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투자자는 “시장이라면 다를 줄 알았는데, 물타기를 하고 손해까지 보는 것이 일반 투자자와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에이치엘비는 표적항암치료제 ‘리보세라닙’을 개발하는 신약개발사입니다. 중국에서는 말기 위암 치료제와 간암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글로벌 상업화를 위해 항서제약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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