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한미정상회담으로선 최단기에 열릴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5월 10일) 후 보름도 되지 않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외교 안보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의 방일보다 방한이 먼저 이뤄질 가능성, 한국 대통령의 방미가 아닌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통해 첫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24일께 일본에서 열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 정상회의 참석차 첫 동아시아 순방에 나설 계획이다. 한미 양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동아시아를 방문할 때 방일보다 방한 일정을 먼저 수행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미국 대통령들은 동아시아 순방에서 일본을 먼저 방문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 기간을 다음 달 22∼24일로 보고 있으며, 방한 일정은 그보다 앞선 21일 전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렇게 한국 대통령의 방미보다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먼저 성사될 경우, 1993년 7월에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만난 후 29년 만의 일이 된다.
최근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높이는 북한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교안보 상황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향후 5년의 외교안보 방향을 설정하는 초석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이미 동맹으로서 미국에 협조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참여를 요청받는다면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대한 존중의 태도를 단호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대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와 백신·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부터 단계적 협력을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관련된 합의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또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추진하는 역내 경제협력 구상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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