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마이너스 금리 채권 11조 달러 급감"

입력 2022-04-17 15:56   수정 2022-04-17 16:1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물가가 치솟자 마이너스 금리 부채 발행액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국채 금리를 높이면서 채권 시장이 요동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마이너스 금리 부채의 총합이 약 11조달러(1경 3524조원)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채권종합지수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풀린 마이너스 수익률 부채 규모는 2조 7000억달러(약 3319조원)로 지난해 말 14조 달러(약 1경 7213조원)에서 축소됐다. 201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이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대폭 줄였다. 독일 국채를 포함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지난해 12월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7조 달러(약 8606조원) 발행했다. 현재는 4000억달러(약 491조원)로 줄었다.

마이너스 금리 부채는 초저금리 시대에 경기침체를 막으려 내놓은 정책이었다. 대출을 적극 유도해 경기를 부양하려는 데 활용됐다. 중앙은행이 이자 손실을 충당하고, 저축을 하려는 투자자들에겐 일종의 ‘보관료’를 받는 구조다. 예금 등 안전자산을 보유하는 투자자에겐 수수료를 물려 주식 등 위험자산에 돈이 풀리도록 유도하는 것. 금리가 최저 수준으로 유지될 거란 믿음이 번지며 일본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대량 발행됐다.

상황이 달라졌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막으려 양적긴축을 공표하고 금리 인상 기조를 내세우며 발행량이 급감했다. 마이크 리델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수석 매니저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뒤늦게 인플레이션 충격을 완화하려 해서 채권시장이 요동쳤다”고 설명했다. FT는 “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부채가 사라지는 것은 대형투자자들에게 시장이 정상화된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총력전을 벌이자 채권 가격이 급변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주 뉴질랜드와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상폭을 종전의 두 배인 0.5%포인트로 정한 ‘빅스텝’을 22년만에 시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1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3분기 채권 매입을 종료한다는 계획을 재확인하며 양적긴축을 공언했다.

채권 트레이더들은 유로존 채권 금리가 올해 안으로 0%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예측이 실현되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제로 금리를 벗어나게 된다. 리델 매니저는 “초저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끝나는 것은 채권 투자자들에게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며 “현재 보유한 채권에 대해 손실을 감당해야 하지만 미래 수익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만 아흐메드 피델리티인터내셔널 매크로부문 대표는 “마이너스 금리 채권 축소는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물가 상승에 더 큰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명목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실질 수익률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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