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전자'의 늪에 빠진 삼성전자와 달리, 삼성그룹 전체 계열사에 분산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 한 달간 5%가 넘게 하락할 때, ETF는 운용사에 따라 적게는 3% 많게는 7%대까지 수익을 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제일기획 등 15개 삼성 계열사에 시가총액 비중만큼 나눠 투자하고 있는 'KINDEX 삼성그룹섹터가중 ETF'의 지난 한 달 수익률은 7.29%에 달했다. 계열사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KINDEX 삼성그룹동일가중 ETF'의 수익률 역시 5.2%로 나름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그룹 관련 ETF 중 운용규모가 가장 큰 'KODEX 삼성그룹 ETF'의 수익률은 5.84%, 'KODEX삼성그룹 벨류 ETF'의 수익률은 6.56%였다.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 역시 3%의 수익을 거뒀다.
지난 한달간 삼성 그룹에 나눠서 투자하는 ETF는 모두 짭짤한 수익을 낸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의 간판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는 5.23% 하락했다. 지난달 '6만전자'가 된 이후 52주 신저가를 반복적으로 찍으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 ETF와 삼성전자의 희비가 엇갈린건 '분산투자 효과' 때문이다. ETF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가 빠져도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가 버텨준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이다.
실제 삼성그룹 ETF는 IT 기업(삼성전자)뿐 아니라 바이오(삼성바이오로직스), 중공업(삼성중공업), 금융(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까지 거의 모든 사업부문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삼성그룹의 경우 거의 전 사업분야에 계열사가 있기 때문에 ETF의 분산효과 역시 다른 그룹보다 큰 편"이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삼성전자가 신저가를 거듭하고 있어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볼 수도 있는 만큼, 투자성향에 따라 투자판단은 갈릴 수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