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어담은 개미 울고, 내던진 외국인 웃었다

입력 2022-04-18 17:19   수정 2022-04-19 00:41

개인투자자는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에서 약 8조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은 약 -5%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적주나 원자재 인플레이션(가격 상승)에 올라탄 외국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6%가 넘는 수익을 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증시에서 8조34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0개의 평균 수익률(평균 구매 단가 대비 이날 종가)은 -4.6%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51% 하락했다.

이 기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는 삼성전자였다. 한 달간 삼성전자만 5조9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순매수 3위인 삼성전자우와 합하면 한 달 순매수액은 5조716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개인의 삼성전자 평균 수익률은 -2.97%를 기록했다. 높아지는 원·달러 환율, 파운드리 사업 난항 등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쓴맛’을 봤다.

개인은 낙폭이 큰 대형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순매수액 2위는 SK하이닉스다. 1조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이날 종가와 평균 매수단가(11만5482원)를 비교하면 평균 수익률은 -5.61%를 기록했다. 이 밖에 개미는 네이버(순매수 3위·-5.58%), HMM(4위·-10.05%), 카카오(6위·-6.75%) 등을 집중 매수했지만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의 순매수 ‘톱 10’ 종목 중 수익을 낸 건 LG전자(3.25%) 한 종목뿐이었다.

외국인의 투자 결과는 달콤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톱 10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에서 3조384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과 치솟고 있는 원자재 관련주를 발 빠르게 매수한 덕분이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용기기 업체 클래시스다. 한 달 수익률은 24.64%에 달한다. 미용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커지면서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는 영향이다. ‘애플 관련주’로 분류되는 LG이노텍(순매수 5위·0.64%)에서도 견조한 수익을 냈다. 수주 호황이 예고되고 있는 현대중공업(9위·16.67%)에서도 재미를 봤다.

인플레이션 관련주도 놓치지 않았다. 원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가도 급등하고 있는 에쓰오일(순매수 4위·8.97%)이 대표적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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