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이 회사 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양극재에 들어가는 리튬 가격은 지난달 말 ㎏당 469위안으로 지난해 6월과 비교해 472% 폭등했다. 예비입찰 직전인 지난해 말 가격(㎏당 211위안)과 비교해도 두 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는 거래 초반에 회사로부터 받은 원자재 수급 상황 및 고정비용에 대한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들은 고객사인 완성차업체들과의 계약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배터리 판매 가격에 연동해 실적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한다. 하지만 가격 상승 추세가 길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투자자들의 우려다.
연초 예비입찰 당시에 비해 배터리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다소 식은 점도 고민거리다.
SK그룹은 ‘사업부 물적 분할 후 IPO’에 대한 시장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SK온을 2025년까지 상장시키지 않겠다”고 못 박은 상태다. 투자자로서는 가장 대표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 수단인 IPO가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이다. SK는 그런데도 보통주 발행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보통주 투자자들은 회사가 어려워질 경우 금융권, 회사채 투자자에 비해 순위가 밀려 투자 회수가 요원해질 우려가 있다.
SK온 측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최소 35조원에서 40조원까지 제시했지만, 인수 후보들은 지금 분위기로는 30조원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일부 투자자는 SK그룹 측에 “원하는 기업가치로 투자할 테니 투자 안정성이 일정 정도 보장되는 우선주 방식도 검토해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