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비자 제도를 개정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늘리기로 했다. 용접공과 도장공에 대한 쿼터제를 없애고 유학생 특례제도 적용대상도 넓힌다.
법무부와 산업부는 조선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해 특정활동(E-7) 비자 지침 개정안을 19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E-7 비자는 법무부 장관이 전문적인 지식·기술 또는 기능을 가진 외국인력 도입이 특히 필요하다고 지정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비자다. 조선 용접공·도장공, 전기공학, 플랜트공학 기술자를 상대로 적용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 및 협력업체들은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용접공(총 600명)과 도장공(연 300명?2년간 운영)에 대한 쿼터제를 적용받지 않고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는 회사당 내국인 근로자 수의 20% 이내에서 외국인 채용이 가능해진다.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 7대 조선사의 335개 사내 협력사에서 일하는 내국인은 총 2만2142명이다. 이 기준으로 최대 4428명의 외국인을 용접공·도장공으로 고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 수요가 가장 많은 용접공과 도장공을 추가로 더 고용할 수 있게 됐다”며 “직종 구분 없이 기업별로 필요한 근로자를 뽑을 수 있는 맞춤형 고용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가 대거 들어와 국민 일자리를 뺏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전기공·용접공·도장공의 임금을 전년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80% 이상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지난해 GNI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연 3219만원으로 추산된다.
유학생 특례자격 범위도 넓어진다. 정부는 지금까진 도장공만 특례제도 적용이 가능했지만 앞으로 전기공과 용접공에도 특례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선박도장에만 한정했던 특례대상자의 전공도 이공계 전체로 확대한다. 유학생 특례는 국내로 유학을 온 학생이 기량 검증을 통과하면 근무 경력이 짧아도 조선업계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용접공 채용절차는 더 간소화된다. 지금까지는 조선업과 무관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해외 인력 도입을 주관했지만, 앞으로는 현지 송출업체가 직접 기량검증 대상자를 추천하고 법무부와 산업부의 검증을 받는 방식으로 채용절차가 바뀐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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