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대출 규제 한꺼번에 완화되면 물가에 부담…점진적 추진이 바람직"

입력 2022-04-19 13:45   수정 2022-04-19 13:5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모든 대출 규제 완화가 한꺼번에 시행되면 물가와 거시경제 정책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정부 출범 후에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가 동시에 추진되면 어떤 영향 줄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후보자는 "새 정부의 LTV규제 완화는 생애 첫 주택 구매에 한정돼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며 "나머지 대출규제는 부동산과 관련된 만큼,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출 규제 완화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이어질 수 있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한은이 관리해야 하는 물가나 금융안정에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을텐데,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는 자산 불평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지 않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세부적인(마이크로) 정책은 큰 방향에서 동의한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 등 모든 게 조율이 돼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줄면 정책 수단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금융취약성 지수가 높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최소한의 취약계층과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건 마이크로 정책을 통해 제한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장기적 금융 안정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지난해 4분기 54.2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분기(55.3)와 비슷했다.

이 후보자는 "금융취약성 지수는 카드사태나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데, 7~8년에 걸쳐 천천히 올라갔다"며 "부동산 관련 대출이 하락세로 돌아가도록 거시적으로 노력을 하면서 미시적인 정책은 지금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수요자를 완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여력에 대해선 해결을 하고, 거시경제 상황을 보면서 조금씩 완화해가면서 이 추세가 반전될 수 있게끔 거시경제 정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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