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념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이 20일 “돈을 푸는 것은 아무 정부나 할 수 있다”며 현 정부의 확장 재정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진 전 부총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돈을 쓰면서 재정준칙 하나 국회에 통과시키지 못하는 정부가 과연 제 할 일을 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정부가 심판자 혹은 응원단장이 아니라 선수로 뛰고 있다는 지적이다.
진 전 부총리는 “좋은 일자리는 민간, 즉 기업이 만드는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조금 어렵다고 정부가 개입해 오히려 경제 생태계를 혼란스럽게 한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집중해야 할 일로는 미래를 위한 교육·노동·연금개혁을 제시했다. 돈을 풀어서 문제를 해결하는 ‘쉬운 일’을 찾기보다 개혁 같은 ‘어려운 일’에 주력하라는 조언이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정치가 경제를 압박해 경제가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있다”며 “각 세대 이념과 지역 분열 갈등이 깊어지면서 우리 경제의 활력이 식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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