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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대표격이었던 넷플릭스(NFLX)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감소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성장은 둔화됐어도 여전히 돈은 잘 벌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주의 성격을 띄게됐다고 말한다. 미국의 저명한 가치투자자도 넷플릭스의 장기적 성장성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낮다고 분석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가치투자자 빌 나이그렌은 경제매체 CNBC 클로징벨에 출연해 "넷플릭스의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으나 장기적인 안목을 유지해야 한다"며 "당분간 주가 하락이 예상되나 앞으로 5년 후에는 더 큰 회사가 되어 지금보다 더 많은 이윤을 남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 나이그렌은 저평가 된 주식을 발굴해 수익을 내는 가치투자로 유명한 오크마크 펀드를 1996년부터 운용해왔다.
지난 19일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해당 분기 가입자가 작년 동기 대비 20만명 줄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감소한 건 2011년 이후 11년 만이다. 월가에서는 이번 분기 넷플릭스 가입자가 250만명 늘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었던 만큼 타격이 컸다. 넷플릭스는 장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25% 넘게 빠지며 259달러선을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주가가 260달러선을 밑돈 건 2019년 10월 이래 처음이다. 가격인상에 대한 반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구독자 감소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장성은 둔화됐으나 돈은 여전히 잘 벌고 있다. 넷플릭스의 1분기 매출은 78억7000만달러였고, 주당순이익(EPS)는 월가 추정치 평균(2.95달러)을 웃돈 3.53달러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현재 넷플릭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배 수준으로, 테슬라(209배)와 아마존(48.79배)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밸류에이션이 싸고 꾸준히 현금 창출이 된다는 점에서 가치주의 면모를 띄게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빌 나이그렌 역시 넷플릭스가 저평가돼있다고 봤다. 그는 "AT&T가 워너미디어를 인수할 때 HBO에 지불한 가치보다 현재 넷플릭스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됐다면 수익을 늘리기 위해 가격을 더 올리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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