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0일 10:5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3억달러 규모 달러화 채권 공모 발행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락하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 탓에 유리한 자금조달 조건을 확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저녁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3년 만기 달러채 수요예측을 진행하던 도중 발행 계획 취소를 결정했다. 처음 희망공모금리(IPG·Initial Pricing Guideance)를 미 국채 3년물+1.65%포인트로 제시하고, 다시 최종 희망공모금리(FPG)를 3년물+1.55%포인트로 낮춘 얼마 뒤였다.
희망금리 하향은 그만큼 풍부한 수요를 확인했다는 의미기 때문에 시장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FPG까지 나왔는데 거래가 취소되는 지극히 드문 일이 벌어졌다”라며 “수요예측에 참여했던 기관이 갑자기 발을 뺀 게 아니라면 한국물 관련 투자자 신뢰가 악화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측은 시장 상황 급변으로 발행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투자심리가 위축돼 발행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 불라드 총재의 0.7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 시사로 금리변동성이 확대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대공습 등으로 인한 시장 불안감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를 연 3.5% 안팎까지 올리려면 신속히 움직여야 하고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달 만기를 맞는 3억달러 규모의 달러채 상환 시점에 대비해 작년 말부터 이번 채권 발행을 준비해왔다. 미국을 제외한 기관투자가를 모집하는 ‘유로달러 발행 방식(Reg.S)’으로 진행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발행 예정 채권의 신용등급으로 각각 ‘Baa2’, ‘BBB’를 부여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발행 조건은 오는 26일 확정(settle)할 예정이었다. 거래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HSBC, 미래에셋증권, 스탠다드차타드가 주관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