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 주택 착공 건수가 연율 기준 179만 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율은 월별 수치를 1년 단위로 환산해 계산한 것이다. 월별로 금리 추이를 비교할 때 쓰이는 방식이다. 지난달 주택 착공 건수는 2월 건수(177만 건)와 시장 전망치(173만 건)를 모두 웃돌았다. 2006년 200만 건이 넘은 이후 최대치다.
금리 인상으로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이 같은 증가세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미국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국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0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연 3.04%) 대비 약 2%포인트 올랐다. 이 금리가 연 5%대에 진입한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 주택을 구매하려는 이들이 대출에 부담을 느껴 구매 수요가 꺾이는 게 일반적이다. 건설사도 주택 착공을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금리가 오르더라도 주택시장의 호황이 금방 끝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18일 프레디맥은 “올해 미국 주택 가격 상승률이 10.4%에 이를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17.8%보다는 수치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샘 카터 프레디맥 이코노미스트는 “수년간 주택 수요는 견고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가기 전에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가 나오자 미국 건설사들의 주가도 들썩였다. 19일 레나르(4.64%), KB홈(3.94%), DR호턴(3.88%), 풀트그룹(3.85%) 등의 주가가 일제히 약 4~5% 올랐다.
건설업계도 여전히 호황 쪽에 베팅하고 있다. 18일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내놓은 이달 주택시장지수는 전월 대비 2포인트 하락한 77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서면 건설업계가 주택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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