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원 전문위원(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은 코로나19 이후 연준 통화정책의 변곡점에 대해 알아보고,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채권 투자에 기회가 올 수 있을지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이를 위해 파월은 향후 Fed가 '커브 뒤에 숨겠다(Behind the curve)'고 언급하는데, 바로 이 Behind the curve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향후 경기 과열 가능성, 물가 급등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으며, 인위적으로 경기 과열을 만들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입니다. 금융시장의 고삐를 죄던 Fed가 커브 뒤로 숨어버리자 올해 하반기부터 물가는 급등했고, 경기는 과열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심지어 Fed는 하반기에도 커브 뒤에 숨는 원칙을 고수하며 물가 급등은 일시적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델타, 오미크론 변이 등의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병목 현상 해소는 지연됐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슈로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나타났습니다. 이에 파월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식적으로 '물가는 일시적'이라는 뷰를 철회하고, 다시 '커브 앞에 나설 것'을 시사했습니다. 파월은 '잃어버린 1년(2021년)'을 극복하기 위해 늦은 만큼 빠른 대응을 시사했고, 올해 3월 FOMC에서 볼커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파월은 3월 FOMC를 통해 '경기를 꺾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며, 2020년 10월과는 정반대의 콜을 내놓았습니다. 경기를 꺾어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강한 긴축 의지가 채권 시장이 올해 1분기 대학살을 당한 이유입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방식은 간단합니다. 이는 바로 민간의 수요를 꺾는 방식입니다. Fed는 주택저당증권(MBS) 매각을 시사하며 이미 30년물 모기지 금리를 지난 금리인상 사이클의 마무리였던(당시 기준금리 2.5%) 2018년보다도 높여버렸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에 선행하는 만큼, 높아진 모기지 금리는 시차를 두고 가계와 기업의 수요를 약화시킬 것입니다.
이에 더해 양적 긴축(QT) 속도를 2018년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진행하며 자산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추고, 부의 효과를 축소함으로써 전반적인 민간 소비를 둔화시킬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공급 측 인플레이션 압력은 언제나 기저효과에 취약합니다. 2021년 4월부터 공급 측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급등이 나타났던 만큼 2022년 2분기부터는 공급 측 인플레이션의 기저효과가 확인될 것이며, 시차를 두고 Fed의 긴축 효과가 수요측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입니다.
이에 1분기 채권시장 대학살은 오히려 채권투자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4월은 한-미 금리 모두 고점 형성 국면으로 판단, 2분기를 채권 투자의 기회로 삼을 것을 권고합니다.
올해 상반기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할 때를 이용하여 채권을 매수한다면 약 3~6% 수준의 미국과 유럽기업, 그리고 신흥국 기업들이 달러로 발행한 회사채를 매수할 만하다고 판단됩니다.
3~4% 수준의 한국 회사채, 은행채도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는데, 이들은 거래 증권사에서 개별 매수를 할 수도 있고, 거래 은행 및 증권사에서 다양한 국내외 채권 펀드에 투자도 가능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강승원 NH WM마스터즈 전문위원(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
'NH WM마스터즈'는 농협금융지주와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자산관리 관련 최정예 전문가 집단으로,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전략과 자산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