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안을 4월 국회서 처리하기 위해 밀어붙이는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70석을 가진 공룡이 광기에 사로잡히면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역사적 사명을 다한 듯하다. 이제 스스로 해체하라"라고 일갈했다.
이어 "(민주당은) 고쳐 쓸 수도 없이 망가졌다"면서 "의석이라도 적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170석을 가진 공룡이 광기에 사로잡히면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진다. 민주당 의원들, 대체 왜 저러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위장 탈당' 논란과 관련 '민주당의 꼼수'라고 정의했다.
이어 "과거의 독재는 무차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의 독재는 합법의 외관을 쓴 상태로 이루어진다"며 "원래 3:3 동수로 했다는 것은 합의해서 통과시키라는 얘기다. 협치를 위한 제도인데 야당 몫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꼼수를 부리게 되면 야당 몫이었던 게 누구 몫이 되는가. 여당 몫이 되면서 사실 이 제도 자체가 무력화가 돼버린다"며 "이게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586 이후 세대로서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우상들이 괴물이 돼가는 게 아닌가"라며 "왜 이렇게 민주주의 원칙을 자꾸 뒤흔드시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조 대표는 "수사와 기소하는 막강한 권력이 견제받아야 하고 지금까지 있던 부적절한 검사 수사를 방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에 누가 반대하겠느냐"면서 "검찰개혁이라는 큰 이슈를 너무 급하게 처리하다 보니까 마치 진영 간의 싸움이 되어버렸고, 한쪽 진영을 선택하면 검찰개혁을 무조건 지지하고 다른 쪽 진영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반대하는 진영 논리에 빠져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취지도 방법과 속도가 잘못되면 일을 망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사례가 돼서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안건조정위 소집에 대비해 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법사위에 배치했지만, 양 의원이 기대와 달리 반대 입장을 표명하자 민형배 의원을 전격 탈당시키는 꼼수를 동원했다.
쟁점 안건을 최장 90일간 심의하는 안건조정위원회는 3대 3 여야 동수로 구성하게 되어 있는데, 민 의원이 탈당함으로써 야당 몫으로 조정위에 들어간 것이다.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22일 ‘검수완박’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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