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도움을 받아 모바일 뱅킹으로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하던 직장인 A씨(56)는 대출금의 부수거래 금리 감면과 공인인증서 재발급 등을 놓고 난관에 부딪혔다. 용어나 절차가 복잡해 상담이 필요했지만 은행을 방문할 짬이 나지 않았고, ARS는 연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디지털손님지원유닛’이란 조직을 구성해 A씨와 같은 고객을 위해 전담 상담직원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 1년 동안 은행 영업점 방문 횟수가 1회 이내인 ‘디지털 온리 고객’에게 베테랑 은행원을 붙여줘 각종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전화 및 채팅을 통해 상담해준다. 지난달 1만 명을 상대로 파일럿 테스트를 했으며 이달 대상자를 5만 명으로 늘리며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섰다.
기존에도 고객이 영업점을 찾지 않고 질문할 수 있는 창구로 챗봇과 ARS 등이 있었지만 한계가 분명했다. 챗봇은 단순 문의에 대해 일회성 답을 주는데 그친다. ARS 상담센터는 대출 수신 외환 등 영역별로 별도의 상담원을 운영하고 있고 대기시간도 길어 고객 입장에서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경력 10년 이상 직원들로 디지털손님지원유닛을 구성해 모든 은행거래 부문에 대한 솔루션을 한꺼번에 제공하도록 했다. ‘하나원큐’ 앱을 통해 전담 직원을 매칭받으면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언제든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단순히 묻는 말에 대답만 하는 게 아니라 프라이빗뱅커(PB)처럼 선제적인 고객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가령 적금 만기일 1주일 전이나 고객의 생일 때 축하 메시지나 쿠폰 등을 보내준다. 고객이 하나원큐 앱에서 특정 금융상품에 가입하던 도중에 중단했다면 ‘가입 중 상품과 관련해 궁금한 게 있는지’ ‘다른 상품과 비교를 원하는지’ 등 내용의 팝업 알림창을 띄어줄 예정이다.
향후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고 필요하면 디지털 고객을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연결해주는 등 대면과 디지털 채널의 협업체계를 구축해간다는 게 하나은행의 구상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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