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막힌 바이오벤처, 나스닥 '노크'

입력 2022-04-21 17:29   수정 2022-04-28 18:06


국내 비상장 바이오벤처기업이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계획대로 상장하면 나스닥에 이름을 올리는 국내 첫 바이오기업이 된다. 인재와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바이오벤처의 국내 상장이 꽉 막힌 데 따른 고육지책이라고 지적한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피에이치파마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이달 초 세운 자회사 피크바이오를 스팩과 합병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피에이치파마는 보유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일부를 신설법인에 넘겼다.

피에이치파마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출신인 허호영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경기 성남시 판교와 미국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녹내장과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망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 외부에서 사온 뒤 임상시험을 거쳐 되팔거나 품목 승인을 받는 사업 모델을 추구한다. 코스닥 상장사인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비슷한 사업 구조다.

업계에선 피에이치파마의 나스닥 우회상장 시도를 한국 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에 조단위 기술수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코스닥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을 겪은 것도 피에이치파마가 나스닥에 도전하는 배경이다. 2020년 초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한국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그사이 신약 개발 자금이 바닥났다. 작년 말 기준 피에이치파마의 보유 현금은 약 21억원이다.

업계에선 상장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바이오벤처의 해외 증시 상장 시도가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술특례 상장 바이오기업은 2020년 17곳에서 지난해 9곳에 그쳤다. 올 들어서도 노을 등 두 곳만 기술특례 상장에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나치게 까다로운 상장 잣대 때문에 바이오기업의 자금 조달 길이 막히는 것은 물론 해외 증시로 이탈하는 일이 확산할 수 있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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