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77개, 1146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최근 3년간 발행돼 아직 만기가 되지 않은 ELS는 2032억5000만원어치다.
ELS는 주가가 만기일 일정 범위에 들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증권사와 투자자가 내기를 벌이는 상품이다. 통상 만기는 3년인데 6개월마다 조기상환일이 도래한다. 이날 주가가 일정 범위에 들면 상환받을 수 있는 구조다. ELS는 주식보다 위험도가 낮지만 은행 예·적금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아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도 불린다.
문제는 넷플릭스의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21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3.52% 떨어진 218.22달러에 장을 마쳤다. 19일 장 마감 후 월가 예측을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20일 하루에만 35.12%나 주가가 폭락했다.
‘오징어 게임’ 등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작년 11월 700달러를 웃돌던 주가는 반토막 난 상태다. 손실을 결정짓는 녹인 구간이 보통 발행 당일 지수 대비 50% 전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 발행된 넷플릭스 연계 ELS의 상당수가 자금이 묶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녹인구간에 진입했다고 반드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다만 만기 상환일까지 돈이 묶일 가능성이 커진다. 만기 상환일에 특정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손실이 확정된다.
증권사들은 최근 넷플릭스 연계 ELS가 녹인구간에 들어섰다고 잇달아 투자자들에게 알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1일 넷플릭스와 연계된 ELS 12종이 녹인 구간에 진입했다고 공지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키움증권 등도 넷플릭스와 연계된 ELS 상품이 녹인구간에 들어섰다고 알렸다.
넷플릭스 주가는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IB) 웰스파고는 “넷플릭스는 더 이상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이 아니다”며 “넷플릭스의 고성장세는 막을 내렸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는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기존 600달러에서 300달러로 절반이나 낮췄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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