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종 자리톡 대표(사진)는 22일 “한국 사회의 각종 문제에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사업 기회가 생긴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2016년 규제와 기득권에 맞서 ‘콜버스’를 운영하며 곤욕을 치렀던 박 대표의 창업에 대한 생각이다.
콜버스는 스마트폰 앱에 출발지, 목적지를 입력하면 비슷한 행선지 승객을 함께 태워주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춘 승합차 서비스였다. 하지만 정부가 택시와 버스 운전사의 반발에 콜버스 사업에 규제를 가했고, 박 대표는 결국 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그렇다고 회사 운영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콜버스 사업을 하면서 전세버스 시장의 문제점을 찾았다. 버스 대절 시장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자의 정보가 충분치 않았다. 소비자는 비싸게 버스를 빌리지만 놀고 있는 버스도 많았다. 박 대표는 2017년 버스 대절 가격 비교와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서비스명은 그대로 콜버스로 유지했다. 두 번째 창업에 나선 박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서비스 출시 2년 만인 2019년 누적 거래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처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하지만 이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박 대표는 또다시 사업 아이템 발굴에 나섰다. 이번에도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지점을 찾았다. 맨땅에서 다시 시작했다. 그동안 노하우를 쌓은 버스 관련 시장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더 큰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얻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시장 규모가 큰 곳부터 살펴봤다. 박 대표는 “통계청의 자료에서 국내 모든 산업 시장 규모를 확인하면서 네이버나 쿠팡 같은 대형 정보기술(IT) 업체가 없고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부동산 임대 관리 시장이 새로 도전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의 문제점도 찾아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열다섯 번 정도 이사했는데 셋방살이를 하면서 월세 고지서나 영수증을 받은 적이 없었다”며 “주먹구구식으로 거래하다 보니 연체가 많이 발생했다”고 했다.
박 대표는 이 같은 문제에 착안해 지난해 1월 스마트폰 앱 기반 임대 관리 서비스 ‘자리톡’을 출시했다. 임대인 대신 임대료 수납일에 맞춰 세입자에게 고지서를 자동 발송하고, 수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초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5만 명을 돌파했다. 자리톡으로 관리되는 건물의 보증금 총액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자리톡 고지서 사용 임차인의 연체율은 2% 미만이다.
박 대표는 20대 청년의 창업 도전을 적극 찬성했다. 그는 “성공의 원재료는 실패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창업으로 생존 근육을 기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김주완/사진=김범준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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