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수개월간 이어지던 은행 가계대출 감소세가 멈추고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절벽 상태였던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까지 겹친 영향으로 읽힌다.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모두 703조44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해 2547억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506조6174억원에서 507조1182억원으로 4008억원 불었다.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전세자금 대출도 2086억원(131조3349억원→131조5435억원) 증가했다.
다만 신용대출의 경우 133조3996억원에서 133조2242억원으로 1754억원 줄어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달 말까지 영업일 기준으로 불과 6일 정도 남은 만큼, 은행권은 이달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늘어난 채 마감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1월(-1조3634억원)부터 2월(-1조7522억원)과 3월(-2조7436억원)에 걸쳐 최근 3개월 연속 뒷걸음쳤는데,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지 주목되는 것이다.
은행권 전체로는 작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이어진 감소 행진이 이달 멈출지 관심이다.
가계대출이 다시 꿈틀거리는 것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 기대에 더해 부동산 거래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모두 1358건(계약일 기준)이다. 작년 3월(3762건)보다는 여전히 적지만 2월(810건)보다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경기부동산포털 자료에서도 3월 경기도 아파트 매매(5525건)는 2월(3855건)의 1.5배에 달했다.
은행권은 여기에 최근 한두 달 사이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 조정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많게는 0.5%포인트(p) 이상 낮춘 영향도 크다고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5일부터 전세자금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5%p,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5%p 하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달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p 내린 만큼 사실상 한 달여 만에 최대 약 0.6%p나 낮춘 셈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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