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실사 들어간 쌍용차 인수전 '4파전'으로…누가 우위 점할까

입력 2022-04-24 15:18   수정 2022-04-25 09:18

이 기사는 04월 24일 15:1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회생(M&A)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재매각이 본격화됐다.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이엘비앤티 등 네 곳의 원매자들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고 내달 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스토킹 호스(가계약 후 경쟁입찰) 입찰에 써낼 가격을 정하게 된다. 네 곳 모두 인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우선매수권자(호스)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눈치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네 곳의 원매자들은 쌍용차의 매각주관사인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지난 18일까지 제출한 뒤 현재 예비실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차의 매각이 결렬된 뒤 시간이 더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의 우발채무 발생 여부나 실제 필요한 운전자금 액수 등을 파악하는 게 예비실사의 핵심 과제"라며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회생채권 변제율을 몇 %로 할 지 등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쌍용차 재매각은 시간 단축을 위해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킹 호스는 비공개 입찰을 통해 우선매수권자(호스)를 정해 가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따로 선정한다. 이때 만약 호스의 조건이 우협보다 좋을 경우엔 호스가 최종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런데 우협의 조건이 호스보다 우위에 있을 경우 "호스에게 우협의 조건을 수용할지"를 묻게 된다. 호스가 조건을 수용하면 호스가, 수용하지 않으면 우협이 본계약을 맺는다. 즉, 우선매수권자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매자들은 호스로 선정되기 위한 치열한 셈법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쌍용차의 우협으로 선정됐다가 인수대금 미납으로 계약이 해제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049억원, 회생채권 현금 변제율 1.75%를 기재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었다. 이에 대해 쌍용차 채권단은 "1.75%는 말도 안 되게 낮다"며 "최소 40~50%를 보장해달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해 EY한영이 평가한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약 9800억원으로 존속가치(6200억원)보다 높았다. 현재 인수자가 갚아야 할 쌍용차의 부채는 일반 회생채권 5470억원과 공익채권 3900억원 등 약 9370억원. 이 중 공익채권은 100% 즉시 상환해야 할 돈이다. 회생채권은 상거래채권단이 대부분 들고 있다. 상거래 채권단이 요구하는 회생채권 변제율(40~50%)을 고려하면 인수자금은 5000억원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KDB산업은행의 채권 등 우선 변제 의무가 있는 3000억원과 신차 개발 비용, 운전자금 등을 고려하면 쌍용차 인수에는 1조5000억원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IB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예비실사 기간이 3주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원매자들 입장에선 쌍용차 실체를 다 파악하기엔 짧다고 느낄 것"이라며 "누가 얼마나 정확하게 계산기를 두드릴 수 있을지, 너무 높은 가격을 써내 '승자의 저주'를 맛보진 않을지 등이 관전 포인트"라고 내다봤다.

쌍용차는 5월 중순께 조건부 인수제안서를 접수받아 우선매수권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개입찰 매각 공고는 5월 하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거래소 서울 사무소에 상장폐지 개선기간을 연장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쌍용차는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폐 사유가 발생해 1년 간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개선기간 내에 투자자 유치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한 상폐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지난해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다. 쌍용차 노조와 회사측은 이번 재매각이 성공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개선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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