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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던 F&F 주가가 올 들어 줄곧 하락세다. 테일러메이드 투자 전략이 미궁에 빠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회장은 예상과 달리 투자 발표 후 1년이 다 돼가는데도 테일러메이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F&F 관계자는 24일 “재무적 투자라는 것 외에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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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센트로이드PE가 조성한 펀드에 참여할 때만 해도 “테일러메이드를 골프를 뛰어넘는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잘 아는 패션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의 최종 꿈은 나이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이키는 단순한 신발 브랜드가 아니라 거대한 팬덤을 기반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대형 마케팅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는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에 대한 청출어람이란 측면에서도 김 회장에게 각별하다. 윤 회장은 2011년 타이틀리스트 등을 보유한 아쿠쉬네트를 미래에셋PE와 공동으로 인수했다. F&F는 프로야구 리그조차 없는 중국에서 MLB가 대박을 터트렸듯이, 테일러메이드 브랜드를 골프 외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쿠쉬네트는 윤 회장이 사실상 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었다. 거래 자체를 휠라가 주도한 터라 미래에셋PE의 아쿠쉬네트 지분을 우선 매수할 권리뿐만 아니라 인수 가격도 사전에 정해놨다. 테일러메이드 거래는 정반대다. IB업계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가 테일러메이드를 보유한 미국 사모펀드와 딜을 성사시킨 다음에 경영을 함께할 전략적 투자자를 물색했고, F&F가 최종 낙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약 2조원의 테일러메이드 인수금 중 F&F는 5000억원을 부담했는데 이 중 2000억원은 단순 대여에 가까운 채권 투자이고, 지분 투자는 3000억원”이라며 “김 회장이 테일러메이드 지분을 50% 이상 획득하기 위한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지만, 인수가는 상장 후 시장가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센트로이드PE는 1~2년 안에 테일러메이드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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