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이 임기 중 머무를 대통령 관저가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확정됐다. 윤 당선인이 한 달여 동안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하게 되면서 교통 통제에 따른 시민 불편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24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외교부 장관 공관을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내 사용할 것”이라며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리모델링한 뒤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비용이 늘고 공사 기간이 길어져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장관 공관은 서울 한남동에 있으며 대지면적은 1만4710㎡다. 건물면적은 1434㎡로 면담, 연회, 만찬 용도의 별도 공간도 갖추고 있어 각종 외교행사에 이용됐다. 청와대이전태스크포스(TF)는 애초 관저 후보지로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검토했지만 리모델링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 등으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꿨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공관 후보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언론에서 김씨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한 뒤 공관 후보지가 변경됐다는 취지의 보도가 나오자, 김진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김건희의 관저 쇼핑 놀이”라고 비판했다.
당선인 측은 이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배 대변인은 이날 “실무진이 이전해야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뒤 (김 여사가) 본인이 거주할 공간이니 자연스럽게 둘러본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 여사가 공관 정원에 있는 키 큰 나무를 베어내는 게 좋겠다’고 언급했다는 언론 기사에 대해선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거주할 당선인의 배우자가 유력 검토되는 후보지를 둘러보는 것이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윤 당선인은 외교부 장관 공관의 리모델링이 이뤄지는 취임 후 한 달간 서초동에서 출퇴근하며 업무를 볼 계획이다. 당선인 측은 서초동에서 반포대교를 건너 용산으로 가는 방안 등 다양한 이동 경로를 검토하고 있다. 이 지역은 출퇴근 시간 차가 막히는 구간이어서 교통을 통제할 경우 교통 체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 대변인은 “아침 출근과 저녁 퇴근 시간을 고려해 최선의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모의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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