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SNS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정치권의 경제 평가는 한마디로 ‘폭망’”이라며 “국제기구 및 세계 신용평가사와 전혀 다른 평가의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졌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지난 11일 ‘경제는 엉망, 나라는 빚더미, 새 정부는 폐허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발언을 거론하며 “다음 정부의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박 수석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2022년 경제성장률을 최근 3.0%에 2.5%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해 “세계 주요국들의 하향 조정치와 비교할 때 ‘선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IMF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3.7%, 프랑스 2.9% 등으로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보다 높았다. ‘저성장의 대명사’인 일본도 2.4%로 한국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박 수석은 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최근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유지한 것을 거론하며 “한국의 일부 정치권만 전혀 다른 평가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무디스가 잠재 성장의 구조적 훼손, 정부 재정의 중대한 악화 등을 신용등급 강등 위험으로 꼽은 사실은 거론하지 않았다.
박 수석은 1인당 국민소득이 2017년 3만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3만5000달러를 넘은 것도 문재인 정부의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증가폭 3287달러 중 경제 성장의 기여도는 1272달러뿐이며 나머지 2015달러는 지난해 원화 가치 상승(전년 대비 3%)과 물가 상승(전년 대비 2.3%)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박 수석은 작년에 수출이 최고치(6445억달러)를 기록한 점도 ‘비약적 성장’의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지난 1~20일 수입액은 414억8400만달러인 데 비해 수출액은 362억8500만달러에 그쳐 51억9900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가 났다. 올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는 91억5700만달러에 달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고유가 등이 이어지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며 “어느 정부든 지금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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