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25일 전국의 농협 김치 브랜드를 통합한 ‘한국농협김치’를 선보였다. 김치 맛과 품질을 고급화해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세계 시장에서 ‘김치 한류’를 주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농협은 이번 통합을 통해 종가집, 비비고 등 ‘빅2’ 브랜드가 주도하는 김치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 이날 전국 8개 농협 김치 공장을 하나의 법인으로 합치고 통합 김치 브랜드인 한국농협김치를 출범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그동안 12개 지역 농협에서 따로 김치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 하나로 뭉쳐 덩치를 키우고 브랜드까지 통합한 것이다.
농협은 김치 시장에서 종가집, 비비고 등 기업 브랜드들에 밀려왔다. 1조4000억원 규모의 국내 김치 시장에서 농협 매출은 1200억원대로 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비슷한 김치를 생산하면서도 조합마다 ‘남한강 김치(수안보농협)’ ‘마이산 김치(부귀농협)’ ‘남도김치(순천농협)’ 등 브랜드도 제각각이었다. 농협은 이번 통합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고 품질은 향상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추김치, 깍두기 등 일반적인 김치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통합하되, 지역만의 특색이 담긴 김치는 기존 브랜드를 ‘하위 브랜드’로 남기기로 했다. 공장별로 제품을 특화해 비용을 줄이면서도 하위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이 생산하는 김치는 100% 국산 농산물을 사용한다. 농협 관계자는 “통합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매출이 증가하면 국내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수급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한국 김치의 세계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미국 뉴욕·버지니아주, 일본, 아세안 등에서 열리는 김치 관련 행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김치 제조법을 소개하고 한국농협김치 홍보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한국농협김치는 그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 대표 김치를 생산하는 법인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김치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각오로 출범했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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