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줄어들고 채권 손실까지…증권사 '실적 쇼크'

입력 2022-04-25 17:17   수정 2022-04-26 00:41

증권사들이 올 1분기 ‘실적 쇼크’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대내외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여파다. 올 2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실적 ‘빨간불’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81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합산액(1조2540억원)보다 34.77% 급감한 수준이다.


회사별 순이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삼성증권은 42.26% 감소한 16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예상 낙폭이 가장 컸다. 이어 키움증권은 37.52% 줄어든 1667억원, 한국금융지주는 32.06% 감소한 2727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8.69% 줄어든 21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1일 성적표를 먼저 내놓은 NH투자증권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한 1023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25일엔 장중 1만5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다른 증권사들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의 경우 순이익이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 줄었다.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37.8% 감소한 1045억원, 하나금융투자는12.8% 줄어든 1193억원에 그쳤다.

국내외 투자 심리 악화로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별 평균 거래대금은 11조796억원으로 작년 3월(15조1336억원)에 비해 26.78% 줄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워낙 투자시장이 활황이었던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수익이 크게 감소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채권·ELS 등에서도 수익 감소
증권사들은 채권 운용과 주가연계증권(ELS) 등에서도 상당한 손실을 봤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의 총 채권 보유 규모는 244조원에 달한다. 전체 자산(620조원)의 40%를 차지한다.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치는 하락하고, 이에 따른 헤지 비용을 지출해야 해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3월 말 2.663%에서 지난 22일 2.971%까지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100bp(1bp=0.01%포인트) 넘게 올랐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레이딩 전략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금리가 1bp 상승하면 증권사들은 10억~30억원 정도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마다 1000억~2000억원 정도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ELS의 조기 상환이 미뤄지고 있는 것도 실적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ELS란 주가지수 변동에 따라 증권사가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통상 6개월마다 평가해 상환 여부를 결정짓는다. 조기 상환이 유예되면 재투자로 이어지지 않아 ELS 발행이 줄고 증권사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올 들어 ELS의 기초자산으로 삼는 글로벌 주요 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조기 상환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1월 3일~4월 22일) ELS 조기 상환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6% 줄어든 5조2975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투자 여건이 계속 악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올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금리 인상 등 국제적인 주가 변동 요인이 해결되기 어렵다”며 “상장 증권사는 다음달까지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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